1980년 우리나라 쌀농사는 냉해로 대흉작을 맞았다. 이때 미국의 쌀경작자 협회(RGA)와 코넬은 국제가격보다 무려 3배나 비싼 가격에 미국산 쌀수입을 강요, 한국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를 사들이지 않을수 없었다. 10여년후인 1991년 일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다. 일본이 냉해로 쌀농사흉년이 들자 한국산 쌀을 수입하려 했다. 그러나 RGA는 미 정부를 통해 한일 양국에 압력을 행사, 무려 2배나 비싼 가격에 쌀을 일본에 팔았다.
WTO(세계 무역기구)체제이후 한국은 지난해 국내 수요량의 2%인 의무수입량을 2004년까지 4%로 늘리도록 돼있다. 2005년부터는 이 수입의무량을 늘리든지 아니면 관세화해서 수입을 자유화 하든지 해야한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지난 96년, EU(유럽연합)는 99년 '필요한 경우 곡물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국내법률을 개정했다는 점이다.
만일 한국이 쌀을 수입 자유화하거나 수입 물량이 늘어 쌀 자급 능력을 상실할 경우 미국이 이러한 법률을 발동한다면 과거처럼 한국의 쌀 시장은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상황도 염려된다. 우리나라의 쌀 수입량이 늘어 난다해도 쌀 자급기반을 유지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욱이 홍수조절기능이나 수자원 보유, 토양유실위험 경감, 대기정화, 수질정화기능등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보전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게 쌀 농사다.
평택시가 지난달 말 '평택쌀 경쟁력향상 발전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저가의 미국 중국쌀, 고가의 일본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인 농법을 개발하고 소비자 취향에 맞는 포장쌀 개발도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유기농법에 의한 친환경적 재배기술만이 경쟁력있는 쌀생산과 쌀 자급기반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다는 해법은 이미 일본에서도 입증됐다. 쌀 수입 확대가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라면 평택시 뿐만 아니라 이천 여주 광주 김포등 도내 모든 쌀 주산지에도 이러한 친환경적 농법개발 운동이 파급돼 경기도가 WTO의 국제 무역질서속에 한국농업의 새로운 출발을 선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평택쌀의 새 출발
입력 200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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