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꼭 예수의 생일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모든 성스러운 탄생과 탄일이 '성탄(聖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聖人)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 즉 '성탄절'이다. 예수를 포함해 삼성(三聖)이니 사성이니 일컫는 석가모니 부처님 오신 날도 '성탄절'이고 공자 탄일과 소크라테스, 마호메트 생일도 그 신도들에겐 성탄절이다. 불교에선 나반존자(那畔尊者)를 홀로 성자, 즉 '독성(獨聖)'이라 하고 마하살을 '큰 성자'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생일은 '독성탄절' '대성탄절'쯤 돼야 할 것이다. 그리스 정교의 바실리우스, 라마교의 달라이라마, 조로아스터교의 조로아스터 생일도 그 신자들에겐 엄숙하고도 경건한 성탄절이다. 중세기의 성인전인 '황금전설'에 나오는 사람이나 옛날 임금들 생일도 성탄절이었다. 고려 강종(康宗)의 광천절(光天節), 선종(宣宗)의 천원절(天元節) 등이 모두 그랬다.
 '크리스마스'도 꼭 예수 축일만도 아니다. 보통명사 '크리스트(christ)'는 구세주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mas는 절(節), 축일이다. 성탄절 날짜도 러시아 정교에서는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이다. 러시아 전통 달력, 그레고리오력으로는 로즈데스트바(성탄절)가 이날이기 때문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데드 마로스(얼음 할아버지)'라 부른다. 그들 10만명의 제복도 빨간 옷이 아닌 파란 옷이고 순록(사슴)이 아닌 여성 파트너 스네구로치키(눈의 요정)를 대동한다. 선물 배달 통로도 굴뚝이 아니다. 영국 등 서방 국가처럼 굴뚝이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탄절 행사도 요즘은 아주 다양해졌다. 25일까지 1주일간 백상어 등 4천마리의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일본 도쿄 선샤인국제수족관의 '에즈케' 행사는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다.
 예수 그리스도 축일인 크리스마스가 또 내일이다. 급한대로 그의 탄생지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부터 빌어 본다. 그리고 온 세계에 화기와 화평이 충만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테러 없고 전쟁 없는 부드러운 세상이 열리도록 '크리스마스 별'이라는 저 하늘의 혜성부터 도와야 할지 모른다. <吳東煥(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