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브레인파워' 전쟁이 한창이다. 국가들마다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도 해외의 유능한 인재들을 모셔오는데 힘을 쏟고 있다. 피부색과 국적도 불문이다.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되면 무조건 최고대우로 모셔가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한 고급 두뇌의 유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2008년부터 이민신청자중 의사, 과학자, 최고경영자출신을 1등급으로 분류해 무조건 받아들이기로 했다. 프랑스는 외국인 과학기술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학자 비자를 새로 신설했으며 러시아는 아파트 제공 및 고임금보장을 조건으로 러시아출신 인재의 국내회귀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의 정보기술 경쟁력 강화 및 노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e저팬' 2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국의 해외인재유치는 가히 전방위적이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9월에 '111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100위권 대학에서 1천명을 유치하여 세계 일류급 학과 100개를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중국 과학기술부는 "피부색과 인종,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모셔오겠다"고 천명했다. 해외에 둥지를 튼 자국출신 과학자들을 무제한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창업자금 지원도 파격적이다. 인도에서도 해외거주 인도인들의 귀국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인재들은 일본과 중국의 인재유치전쟁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현재 일본 헤드헌팅업체들은 'IT한류(韓流)'가 회자될 정도로 한국의 IT기술인력 유치에 적극적이다. 한 대형 가전업체에서는 생산직의 한 핵심부서가 통째로 중국기업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문화적으로 비슷해 중국과 일본은 특히 한국인 인재들을 선호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해외로 빠져나간 고급 기술인력은 9천여명인데 이중 3천~ 4천명이 중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 취업중인 외국인 고급인력도 어학 강사를 빼면 2천여명에 불과하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해외유학생들의 국내복귀율마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 부족과 낮은 보수,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수방관하는 듯하다. 언제까지 인재의 해외유출을 방치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