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서 지구대들이 훈방이나 불기소가 뻔한 단순사건 관련자를 피의자로 입건하는 사례가 빈발, 경찰 내부에서조차 '실적때문에 전과자만 양산시키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10시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의 한 빌라에서 3층에 살던 임모(31)씨가 투신을 하려고 베란다에 올라섰다 두려움을 느끼고 매달려 있던 중 이를 발견한 아랫집 주민이 "도둑이야"라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놀라 떨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은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하려했다는 임씨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주거침입미수혐의로 임씨를 불구속입건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오전 1시께 수원역앞 로터리에서 술에 취해 택시에 승차한 박모(43)씨는 모자를 쓴 운전기사 임모(42·여)씨가 무전기로 회사측과 교신하는 것을 보고 납치범으로 오인, 택시에서 내려 2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다 매산지구대에 의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입건됐다. 운전기사 임씨는 오해가 풀리고 택시영업에도 큰 지장이 없었다며 처벌을 원치 않았지만 지구대측은 경찰서 형사과로 사건을 인계했다.

경찰서 형사과 한 관계자는 "오해가 풀렸으면 잘 타일러 귀가조치 시키면 될 것을 (지구대)직원들이 자꾸 사건화하려 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달 4일 오전 3시30분께에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대학생 강모(20)씨가 만취한채 귀가하다 집을 착각, 바로 앞동 같은 호수의 현관문 번호키를 누르다 40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술에 취해 집을 착각했을 뿐 남의 집에 들어갈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강씨의 항변과 "이웃인지 몰랐는데 오해였으니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의 입장을 무시한채 야간침입혐의로 강씨를 불구속입건했다.

이에 대해 한 지구대 관계자는 "사건을 원칙대로 처리했을 뿐 실적을 위해 억지로 사건화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선 경찰서는 임씨와 강씨의 주거침입미수 사건과 박씨의 업무방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