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관내 대부분의 염색공장들이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내뿜는 MDF(폐목재·중밀도섬유판)를 보일러 연료로 불법 소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포천시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염색공장이 밀집돼 있는 신북면 일대를 비롯 관내 염색공장 대부분이 기름값 절감 등의 이유로 MDF를 마구잡이로 소각, 여기서 나오는 유독성 가스로 인해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특히 기름값 폭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던 업체들 마저 최근에는 아예 MDF사용이 가능한 보일러로 교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시에 등록된 섬유공장은 50여 곳. 무등록 공장까지 합치면 줄잡아 수백여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MDF를 연료로 불법 소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실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 공장들은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폐기물 불법소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등 새로운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일 섬유공장들이 집중돼 있는 포천시 신북면 일대. 메케한 냄새와 함께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창고형태로 지어진 A염색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염색에 필요한 스팀을 발생시키는 보일러 안에는 MDF가 타고 있었다. 지난 2000년부터 하루 평균 200~300절(1.5t)을 염색하는 이 공장은 지난 추석이후 그 동안 사용하던 벙커C유 보일러 대신 MDF와 나무를 사용하는 보일러를 설치했다. 벙커C유 보일러를 사용할 경우 월 평균 8천만원의 기름값이 들어가지만, MDF 보일러를 사용할 경우 월 120만원이면 충분해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 관계자는 "기름값이 치솟은 상태에서 MDF를 운반하는 인부 5명의 급여를 포함해도 벙커C유 사용시보다 3분의2가량 적은 비용이 들어 원가절감차원에서 우리처럼 등록조차 하지 않은 영세한 염색공장들은 대부분 MDF를 연료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인근에 위치한 B염색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무등록 업체인 이 섬유공장도 고유가를 극복하기 위해 MDF를 사용하고 있다. 이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한 2개의 무등록 염색공장도 공장 옆 공터에 MDF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MDF를 불법소각할 경우 포름알데히드 등 오염물질로 인해 대기환경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특히 멜라민 접착성분이 포함된 MDF를 불법소각하면 맹독성 기체인 청산가리 같은 독성의 시안화수소를 배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MDF란?

'화학물질·톱밥 압축한 폐기물'

싱크대 등 가구를 만들때 사용하는 목재로 화학물질과 톱밥을 섞어 압축한 것으로 폐기물로 분류,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토록 하고 있다. MDF에 함유된 접착제 종류에 따라 멜라민이 포함된 MDF도 있어 불법 소각할 경우 다이옥신 등 유독성 가스가 배출돼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