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잡아라'.

조 1위로 본선 2라운드에 오른 한국 야구대표팀이 16일(이하 한국시간) 낮 12시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멕시코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첫 대결을 벌인다. <표 참조>

한국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4강을 바라볼 수 있다. 문제가 많은 이번 대회 방식 '더블 일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 제도 때문. 각 라운드별로 한 번은 지더라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부활할 수 있지만 2승을 거두기 전에 2패를 당하면 탈락하는 방식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풀리그를 벌여 승자승이나 실점, 득점 등을 따지는 제도가 익숙하지만 '더블 일리미네이션'은 미국 대학스포츠 등에서 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4강에 오르기 위해선 멕시코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한국과 일본, 쿠바, 멕시코로 구성된 2라운드 1조에선 멕시코가 가장 약체로 평가된다.

멕시코는 1라운드 B조에서 두 번이나 콜드게임패를 당했듯이 타선에 비해 투수력이 처지는 극심한 불균형을 안고 있다. 멕시코는 1라운드 팀 타율이 0.346로 16개 참가국 중 3위를 차지했지만 방어율은 무려 10.74로 바닥 수준인 15위에 머물렀다.

국내 투수들이 멕시코 타자들만 능숙하게 요리한다면 멕시코 투수들을 공략하는 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3년 전 1회 대회때도 2라운드 첫 판에서 멕시코를 만나 이승엽의 홈런 한 방으로 2-1로 승리했다.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은 15일 공식 연습이 끝난 뒤 좌완 류현진(한화)을 멕시코 전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비니 카스티야 멕시코 감독도 올리버 페레스(뉴욕 메츠)를 확정했다.

1라운드 대만과 경기에 선발 등판하고 9일 일본과 경기에 구원 등판했던 류현진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다.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볼과 오른손 타자 바깥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 낙차큰 커브, 예리한 슬라이더 등을 자유자재로 뿌려 장타력이 좋은 멕시코 타선을 봉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대표팀은 류현진의 뒤를 이어 봉중근(LG), 정현욱(삼성), 정대현(SK), 임창용(야쿠르트) 등 승리 계투조를 몽땅 쏟아부어 어떻게 해서든 멕시코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중남미의 강호 푸에르토리코는 15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린 WBC 2라운드 2조 두 번째 경기에서 타선이 폭발해 미국에 11-0이라는 예상 밖 대승을 거뒀고, 앞서 열린 첫 경기에선 베네수엘라가 네덜란드를 3-1로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