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한상대회는 세계 각지의 동포 기업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상생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민족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국제비즈니스 컨벤션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상(韓商)이 무엇이고, 한상대회가 왜 열리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도시축전과 인천대교 개통이라는 축제에 가려 지역 내의 관심도 크지 않은 것 같다.
필자에게 이것은 700만 재외동포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홀대가 나타나는 것으로 느껴진다.
또한 바로 앞의 화려함만 쫓고, 과거의 은혜와 유산을 잊어버리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왜냐하면 동포들은 과거 한국 사회에 큰 기여를 하였고 글로벌 시대인 미래에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여 한국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추상적인 얘기 말고,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는 '비즈니스'측면에서 동포들이 한국사회에 끼친 기여를 살펴보자.
인천에서 첫 출발한 근대이민의 시조인 하와이동포들은 사탕수수밭에서의 고된 노동 속에서도, 자신이 번 돈의 25%를 꼬박 10년 이상 독립운동자금으로 보냈다.
어린이를 포함, 7천명이 채 안되는 한줌의 하와이동포들이 전체 한국독립운동사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인 지금, 자신 봉급의 4분의 1을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가 봉직하고 있는 인하대가 '인'천과 '하'와이의 결합에서 그 명칭이 유래한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1954년 인하공대가 설립된 것도 하와이의 동포 민족교육기관인 한인기독학원의 매각 대금인 15만달러가 그 모체가 되었다.
한국전쟁 후 피폐해진 한국은 일본과 국교가 성립되지만 대사관을 구매할 자금도 없었다. 재일동포들이 나섰다. 현재 도쿄에서 최고로 땅값이 비싼 아자부(麻布)의 한국대사관 부지를 비롯해 요코하마, 후쿠오카 등 9곳의 총영사관 설립에는 재일동포들의 기부가 근본이 되었다.
현재 시가로 4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이렇게 과거 동포들의 물질적 기여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현재의 한상대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3일간 열렸던 제 7차 한상대회에서 거둔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제주발전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역 내 산업의 생산, 부가가치, 고용에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냈다.
생산증대 효과는 176억8천만원, 부가가치 증대효과는 91억5천만원, 고용은 204명 창출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35개국에서 온 1천337명의 한상들은 대회 기간 중 1인당 386만원을 지역에서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효과 또한 뚜렷하였는데, 총 2천291건의 비즈니스 상담이 이루어졌고 의료관광, 지자체의 각 단체와의 MOU체결 등 지역 경제 주체의 사업 관행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효과도 거두었다. 현재의 이익뿐 아니라 미래의 이익을 담보할 새로운 노하우를 축적한 것이다.
5·6회 대회가 열렸던 부산에서도 한상대회는 큰 이익을 남겼다. 그러기에 각 지자체는 한상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매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상대회를 인천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 지자체의 노고가 경인지역 시민 및 도민들에게 확산되어, 해외의 동포를 이해함은 물론 지역 사회 발전의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시원하게 뻗은 인천대교를 통해 동포상공인들인 한상들이 송도로 들어올 것이다.
인천대교의 비약처럼 미래 한국과 해외동포가 서로 같이 잘 사는 상생의 고속도로가 놓이는 제 8차 한상대회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