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청 통계로 본 중산층 소년 범죄는 1998년 29%, 2004년 32.6%, 2006년 37.3%, 2008년 37.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09년 9월까지 청소년 범죄의 원인 유형은 '유흥 목적'이 23.3%로 가장 높았고 '사행심'도 19.5%로 빈도가 높은 편이다. 우발적 또는 호기심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각각 19.7%, 14.9%나 됐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친부모 밑에서 자란 소년범 비율은 높아진 반면 한부모 또는 부모없이 자란 소년범의 비율이 줄었으며,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결국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청소년은 누구든지 범죄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실증이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중산층 가정 출신 소년범죄는 시시비비(是是非非)에 대한 경계가 이들에겐 모호한데서 기인하고 있다. 늘 봐왔고 우상이던 일명 잘 나가는 연예인을 예로 들면, 폭력·마약 등에 연루돼 연예면을 장식한 후 얼마 안가 다시 방송계에 나타나는 것에서 죄의식이 무뎌진다고 한다. 좀더 시야를 넓히면 경제인·정치인 등 이름깨나 알려진 유명인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권선징악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범죄는 하나의 유희거리일 뿐이다. 또한 먹고 입는 것에 올인, 먹고 입는 걱정은 없어 화목하다고 생각되는 가정에서 정작 있어야 할 대화가 상실, 잘잘못을 가리고 절제하는 힘을 가정에서 배우지 못하는 위기의 청소년이 늘고 있다.
노인의 불행은 청소년의 예와는 다르지만 가족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같다. 한국 가족간 접촉 빈도는 부모의 능력과 연관성이 짙다. 부모의 소득이 1% 높아지면 자녀의 관심은 두배 상승한다는 통계도 있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그나마 근근이 연명해 오던 빈곤층은 더욱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빈곤층이 늘어나고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노부모를 돌보지 않는 자식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를 내다보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7%였던 2000년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해였다면, 초고령 사회는 700여만명이 노인세대인 2026년으로 예측되고 있다. 부모를 봉양하는 자식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하면, 이들에 대한 복지가 시급하다.
보살핌을 받지 못해 외로움을 타는 노인을 더욱 힘들게하는 것이 만성질환이다. 이들은 의료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의 사각지대로 몰려 있다. 다시 말하면 정부의 몫이 커지고 있지만, 대책은 이를 따르지 못한다. 가정에서 내몰리고 정부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해 정신적·신체적 궁지에 몰린 청소년과 노인들의 선택은 자살로 나타난다. 2004년 이래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자살률이 최고를 기록했다. 20대 청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IMF 이후 65살 이상 노인 자살률이 3배정도 늘었다. 생기 발랄해야할 청소년이, 자식과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노인이 설 곳이 없는 지금은 위험한 사회다. 더욱이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권이 서민정치에 손을 놓고 있는 지금은 안전망없는 고장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