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중앙대가 최근 수강신청시스템에 오류가 발생, 수천명의 학생들이 수강신청에 실패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수강신청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강신청 시스템 오류로 한때 1만여명이 제때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데다 전공필수 등 중요과목의 수강에 실패한 학생들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수강신청권'거래에 나서고 있다.

16일 중앙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중대는 매 학기 수강신청 때마다 반복되는 서버접속 지연과 학생불편을 줄이기위해 홀수학번과 짝수학번을 지난 10일과 11일로 나눠 수강신청토록 시스템을 개편,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수강신청에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 컴퓨터 모니터화면에 전과목의 수강신청이 완료된 것으로 뜨면서 홀수 학번 1만1천여명이 오전 10시45분까지 단 한 과목도 수강신청을 하지 못했다. 학교측은 곧바로 시스템을 복구했으나 이날 4천명이 넘는 학생들은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측은 이날 학교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항의성 댓글이 300건 이상 달리는 등 화가 난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복학생인 박모(25)씨는 "수강신청 성공여부에 따라 한 학기 동안의 학교 생활과 학점이 결정될 뿐 아니라 필수 과목의 경우 수강신청에 실패하면 길게는 1년을 더 다녀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수강신청에 필사적"이라며 "학교측의 안이한 대응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중요과목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은 학생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의 수강신청에 성공한 학생을 찾아 자신이 신청한 수업과 맞교환하거나 대가를 지불하고 수업을 양도받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또다른 복학생 김모(27)씨는 "졸업에 필요한 전공필수과목을 놓친 학생들은 인터넷사이트 등을 통해 간혹 수업을 팔라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면서 "많지는 않지만 1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준다거나 돈을 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거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관련 학교 측은 "수강신청의 거래는 불법적인 것도 아니고 제재할 수단도 없다"며 "현금이 오고가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