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A대학교 홈페이지내 학생게시판에는 '생활건강 수업 비싸게 삽니다'나 '회계학 원론 ○○○강사것 삽니다'라는 수강신청권 거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학교 경영학과 이모(25)씨는 경영학 전공 수업 1과목을 타 학과 부전공생인 박모(21)씨에게 5만원에 사기로 하고, 개강 후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씨는 해당 과목을 이번에 이수하지 못하면 내년에 졸업을 하지 못하게 돼 어쩔 수 없이 수강권을 거래했다.
이씨는 "박씨에게는 타 학과 부전공 수업이지만 나에게는 졸업을 위해선 필수 수업인데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며 "선착순이라고는 하지만 전공 학생들은 졸업이 달린 문제인데 수강권을 이렇게 라도 구매해야 하는 건 학교측에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수강권 거래는 학교를 불문하고 전국적인 상황인데다 주로 고학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S대 김모(23)씨는 "성적을 후하게 주는 특정 과목이나 교수님의 수업은 신청시간과 동시에 마감이 된다"며 "그러다 보니 수강신청권 거래도 성행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학 측은 "상아탑이 취업전쟁 훈련소 정도로 전락해 학생들이 점수가 후한 과목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에 따라 강의수를 늘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대학생연합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거래행위는 수업 결정권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현상인데 학교측이 쉬쉬하며 안일하게 대처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학교와 학생들이 수강신청 문제에 대해 주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등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