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최규원·임승재기자]수도권 주택 분양시장에 미분양 사태를 우려하는 보금자리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보금자리 시범지구 청약에 이어 오는 4월부터 서울 세곡 등 2차 지구에 대한 분양을 예고, 비슷한 시기에 분양에 나서거나 미분양 물량을 소진해야 할 건설업계가 벌써부터 부도위기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분양 한파의 대명사 보금자리'=보금자리 분양이 예고된 4월, 수도권 분양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계절이 될 전망이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10월 1만4천여가구를 시범 분양, 최고 인기상품으로 손꼽힌 보금자리주택 2차분 3만여 가구를 오는 4월 분양할 계획이다. 강남과 송파 위례신도시, 판교 3각지대에 위치해 최고의 노른자위로 알려진 서울 내곡·세곡2지구와 부천 옥길, 시흥 은계,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등지는 벌써부터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관심 물건이다.
특히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0월 국민임대단지인 수원 호매실과 시흥 장현, 화성 봉담, 고양 향동 등 전국 15곳 11만3천여가구와 인천 가정·서창2지구 등 2곳의 택지개발예정지구를 '보금자리'로 변경·고시한데 이어 올해내 공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등 주택 실수요자들의 주택 청약이 수도권 일원의 보금자리로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반 주택분양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 '수도권 공급과잉 불보듯'=수도권 주택물량 과잉으로 미분양 사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해당 지역 사업지구의 대부분은 순위내 마감을 하지 못한 채 10~50%대의 미분양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부로 양도세 감면 혜택도 종료됨에 따라 그나마 미분양 물량 거래마저 중단된 상태다.
이처럼 수도권 전역에서 미분양 대란이 빚어지고 있음에도 불구, LH를 비롯,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해보다 130%나 많은 공동주택 물량을 올해에도 쏟아낸다. 이 때문에 수도권 미분양은 주택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예견된 인재'로 지적받고 있다.
도내에선 남양주 진접 등 모두 189곳에 17만6천328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이중 김포한강신도시도 지난해에 이어 또 1만6천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지만 지난해 보금자리인 하남 미사지구에 밀려 청약률 30%를 간신히 넘긴 아픈 기억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오는 4월 청약을 받는 2차 지구인 남양주 진접·진건지구, 구리 갈매 등 보금자리 인근에 택지개발지구 분양 계획을 세운 건설사들은 천정부지로 늘어날 금융비용 등을 우려해 분양일정을 조정도 못하는 등 벌써부터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보금자리인 고양 원흥지구 때문에 미분양 '직격탄'을 맞은 고양 삼송 역시 연내에 8개 지구에서 4천44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엔 부천 옥길과 시흥 은계 등 2차 보금자리와 청약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 '보금자리로 둔갑한 임대단지도 복병'=수원 호매실지구 등 국민임대단지가 보금자리로 전환된 전국 15곳의 보금자리주택지구 인근에서 분양에 나선 건설업계도 '보금자리 유탄'에 휘청거리고 있다.
수원의 경우 국민임대인 호매실지구가 보금자리로 전환되면서 미분양을 처리하지 못한 동일 지역내 일부 사업지구가 고민에 빠졌다. 927가구를 분양하는 수원 장안구 힐스테이트는 현재 40%가 미분양이다. 하지만 힐스테이트는 국토부가 연내에 호매실지구 분양에 들어갈 경우 가뜩이나 주변 분양가보다 높아 분양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미분양 처리는 일단 접어야하는 등 도내 미분양 사업장의 어려움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56곳 3만6천747가구가 공급될 인천도 걱정은 매한가지다.
LH는 보금자리로 변경된 인천 서창2와 간석지구를 비롯해 김포 한강신도시, 인천 청라 등 모두 13개 사업지구에서 1만2천992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파트 신규청약이 오는 5·7·11월에 각각 공급될 보금자리 4천318가구로만 집중되면 나머지 2만5천가구 이상은 미분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인천시도 12개 지구의 도시재생사업 및 도시개발사업이 역시 보금자리 후폭풍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디지털대학교 이동영 교수는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주택가격 하향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반 건설사들의 분양 아파트는 보금자리 입지나 가격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에 수도권 전역의 개발사업지구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차수 | 지역 | 가구수 |
1차 (분양완료) | 강남 세곡 | 1,279 |
서초 우면 | 788 | |
고양 원흥 | 2,358 | |
하남 미사 | 8,714 | |
합계 | 13,139 | |
2차 (4월 분양예정) | 서초 내곡 | 769 |
강남 세곡 | 771 | |
부천 옥길 | 1,330 | |
시흥 은계 | 2,031 | |
구리 갈매 | 1,506 | |
남양주 진건 | 2,491 | |
합계 | 8,898 | |
전환지구 (연내분양) | 수원 호매실 | 19,240 |
시흥 장현 | 16,350 | |
황성 봉담2 | 9,850 | |
고양 향동 | 7,966 | |
수도권 합계 | 53,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