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25일 한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분당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매물게시판이 텅 빈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전상천·최준호기자]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선도해 온 수도권 주요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단지별로 적게는 20%에서 최대 40%까지 떨어지는 등 부동산 대폭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MB정부들어 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지난 참여정부에 비해 지역별로 최고 60%까지 하락한 곳도 있어 자칫 일본식 부동산 경기 침체가 촉발되고 있는 것이아니냐는 우려마저 대두되고 있다.

■ '무너진 부동산 가격 담합으로 지탱'=성남 분당과 용인 수지, 안양 평촌, 부천 상동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값 하락이 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25일 국토해양부의 '아파트실거래정보'를 분석한 결과, 분당 파크뷰 등의 하락세는 바로 인접한 성남 구시가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재건축 바람으로 부동산 값이 뛰고 있는 성남의 태평 동부센트레빌(85㎡형)은 지난 2006년말엔 5억원이던 것이 2009년말 1억7천만원이 떨어진 3억3천300만원에 거래됐고, LG빌리지6(135㎡)는 8억5천만원에서 불과 4년만에 6억3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고양 일산신도시 베르빌(85㎡)은 2006년말 4억1천만원에서 2008년말 3억5천만원, 지난해말 2억8천880만원으로 30%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용인 신봉지구의 LG자이(84㎡)는 지난 4년새 5억8천만원에서 4억250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부천 중동·상동신도시 일원에선 아파트 값 하락이 우려되자 단지별로 일정 가격 이하로 매매하지 말 것을 인근 부동산중개소에 압력을 가하는 등 아파트값 담합이 번지고 있다. 중동신도시내 꿈마을동아(135㎡)가 2006년말 5억원에서 최근 3억3천500만원에 물건이 나오는 등 이 일대 부동산 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소형보다 대형 하락 폭 훨씬 커'=부동산 가격 하락은 소형보다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 신봉지구내 벽산블루밍(85㎡)은 2006년말 4억7천만원에서 2009년말엔 1억2천만원이 떨어진 3억5천만원으로 신고됐으나 LG빌리지3(205㎡)는 11억9천만원에서 8억4천만원으로 3억5천만원이 하락했다.

분당 정자동의 상록마을 라이프1차(129㎡)도 11억9천만원에서 7억1천만원으로 40%나 싼 가격에 팔렸고, 안양 평촌동 꿈마을 금호(134㎡)는 11억3천만원에서 8억9천500만원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 실거래가가 21%나 떨어졌다.

반면 동일한 지역내에서 소형평수들은 1억원대 안팎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평수가 6억원 정도가 떨어진 분당 파크뷰의 소형(85㎡)은 10억8천만원에서 8억원에 불과했고, 안양 호계 꿈마을건영5차(102㎡형)는 7억5천만원에서 6억3천400만원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 폭이 적었다. 이는 재산 투자 성격이 강한 대형 아파트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의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변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서울은 회복…경기·인천은 하락세'=미국발 금융 위기로 폭락했던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경제 회복과 함께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지만 경기·인천지역은 여전히 하락장세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송파의 시영1 아파트(41㎡)는 지난 2006년 5억9천500만원에서 2008년말에는 3억8천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말 5억6천700만원에 매매되는 등 4년전과 비교할 때 95%까지 부동산 값이 회복됐다.

서울 부동산값의 바로미터인 강남 은마아파트도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은마아파트(77㎡)는 11억3천만원(2006년말)에서 10억원(2007년말), 7억5천만원(2008년말)까지 주저앉았다가 지난해말 재건축 호재로 9억7천만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특히 서울의 대표적인 뉴타운지구인 노원구 주공7단지 아파트(45㎡)는 지난 2006년말 9천2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말 2배로 뛴 1억8천500만원에 호가되는 등 일부 지역에서만 상승세를 유지, 부동산값 양극화가 극명해졌다.

반면 경기·인천지역은 여전히 4년전 부동산 값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여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경실련 박완기 사무처장은 "수도권에서 뉴타운 등 재개발이 너무 많이 추진되고 경기남부권을 중심으로 과도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짐에 따라 부동산 값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부동산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