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된 김경수 중사의 아내는 "천안함은 출동 후 배에 물이 3번이나 차 수리를 위해 도중 복귀한 걸로 알고 있다"며 배의 노후와 기계적 결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출동전날 남편에게 당신이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울먹였다. 정범구 상병의 할머니 이상옥(72·수원)씨는 "내 손자가 살아있다고 말해달라. 손자는 11월에 제대였다"면서 대성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박석원 중사의 고모 박경희(53·충남아산)씨는 "조카가 전화를 걸어 '고모 나 이제 중사 달았어. 이제 여자친구만 만들면 결혼할 수 있어'라고 통화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며 "제발좀 박중사를 살려달라"고 해군 관계자들에게 매달려 주위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가족들은 실종자 대부분이 사망했을 거라는 생각에 슬픔에 빠져 오열했지만 그래도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손수민 하사(통신비밀병) 아버지 손광열(54)씨는 "아들 휴대폰으로 발신이 된다. 신호가 가는데 받지는 않는다. 아들 휴대폰 베터리가 다 닳을까봐 전화를 계속 해보지도 못하겠다"면서 "아직 살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울먹였다.
지난 27일 저녁 평택에서 성남함을 타고 이날 사고해역을 찾은 88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배를 찾거나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이곳(백령도)을 떠나지 않겠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실종자가족대표단의 박형준(문규석중사 사촌형)씨는 백령도에서의 정운찬 국무총리와의 만남도 거부한 채 "성남함에 있는 가족들과 앞으로 일정을 협의할 것이며 내일 아침 수색작업 시점에 맞춰 다시 해역을 찾을 것"이라며 "실종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이날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평택 임시숙소에는 김문수 지사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전여옥 의원, 원희철 이윤성 국회국방위부위원장 등이 방문했으며 가족들은 정 대표와의 면담에서 실종자들의 조속한 생사확인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