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백령도/목동훈·임승재기자]'아들아,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한다…'.
28일 오후 3시10분,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인천 옹진군 백령도 해상. 해군 구조함과 해경 경비함정, 고무보트를 타고 나온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헬리콥터는 사고 해역 상공을 계속 돌았고, 해군이 잠수부 지원을 위해 급파한 3천500t급 구조함 '광양함'도 현장에 도착해 있었다.
백령도 서남쪽 1.6㎞ 해상에서 경비 활동을 벌이던 천안함은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께 큰 폭발음을 내며 침몰,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실종됐다.
사고 발생 3일째인 28일 백령도 일대 해상은 안개가 완전히 걷히고 바람도 세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기온은 4.4도, 파도는 1m, 북서풍 초속 2.5m로 기상 상태가 좋았다. 하지만 사고 해역을 둘러보기 위해 기자가 탄 34t급 해군 소속 YF 지원정은 가는 내내 선체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그렇게 20분쯤 더 달렸을까. 지원정은 SSU 요원들이 수색작업을 하는 고무보트 40~50m 앞까지 도착했다.

"더 접근하면 위험할 것 같습니다." YF 지원정은 해군 관계자의 안내 방송 멘트가 나온 뒤 뱃머리를 틀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박해 있는 광양함에 도착했다.
김현태 광양함 함장은 "어제 23시30분 진해를 출발, 오늘 14시30분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며 "침몰한 초계함을 인양하긴 어렵지만 잠수부의 구조 작업을 지원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육상 지휘부가 수색작전을 수립하고 있다"며 "침몰 위치가 정확히 파악되면 빠른 시일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해군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대대적인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오전 8시30분에 찾아간 장촌해안. 이 곳에는 '구조작전 현장 지휘소'가 설치돼 있다. 때마침 SSU 요원들이 탄 고무보트 6대가 수색작업을 마치고 장촌해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해 나갔다가 다른 조와 교대하고 돌아오는 길이다.
해안가에 보트를 정박시킨 SSU 요원들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보트 안에는 구명장비와 개인장구류, 그리고 초코파이 한 상자가 놓여 있었다. "기상 상태나 구조 상황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SSU 요원들은 모두 일절 언급을 피했다. 개인 장구류를 푼 SSU 요원들은 곧장 막사로 들어가 버렸다. 군·해경은 이날 수색작업에 광양함, 초계함 3척, 고속정 5척, 해경정 1척, 헬리콥터, 해안구조팀 등을 투입했다. 하지만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