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현준기자]천안함 침몰로 인한 부상자가 사고해역과 가까운 인천의 병원이 아닌 군병원으로 후송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인하대병원 등에 따르면 해군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사고 당일 오후 11시께 인하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배가 가라앉아 이쪽(병원 쪽)으로 헬기로 8명이 후송될 것'이라고 전화연락을 해왔다. 인하대병원은 지난 2004년 국군수도병원과 진료협약을 맺어 군 치료가 가능하고 헬기장 등 시설도 갖추고 있어 부상자의 응급치료가 가능하다.

응급진료 요청을 받게되면 병원측은 상황에 따라 외과계 의료진 등을 비상대기 시키는 등 혹시 모를 긴급 상황에 대비하게 된다. 또 헬기장에서 응급실까지 구급차가 바로 올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하지만 20여분쯤 뒤 '우선은 국군수도병원으로 가게 됐고, 추후 변경될 수 있다. 또 연락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병원 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환자)상태가 안좋냐고 물었더니 '다양하다'고만 했다"며 "변경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가천의대 길병원도 사고 직후 관련보도를 접하고 비상응급상황에 대비했다.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는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원활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부가 전국을 15개 권역으로 나눠 지정, 운영하는 곳. 이 중 서해권역을 맡고 있는 가천의대 길병원은 인천지역 응급환자 뿐만 아니라 백령도 등 섬지역에서의 응급환자 발생시, 환자 치료를 돕고 있다.

하지만 환자를 싣고 인천으로 온다던 헬기는 인천에서 50여㎞ 떨어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사고 원인 등이 명확지 않은 상황에서 일괄적인 통솔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면서 "긴급한 상황이었다면 1분이라도 가까운 곳에 왔어야 할테지만, 환자가 생각보다 응급한 상황이 아니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재 국군수도병원엔 초계함 천안함 부상자 3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