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월드컵 경기장 전광판의 한국 선수들 이름이 Park Jee sung 등 로마자 표기가 아닌 한글이라면 어떨까. 똑같은 세 글자 이름에 가장 놀랄 외국 선수들은 남미 쪽일 것이다. 브라질 선수만 해도 '라미레스 산토스 두 나시멘투' '지우베르투 아파레시도 다 실바' 등 거의가 긴 이름이고 아르헨티나의 메시(Messi)도 '리오넬 안드레스 메시'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호날두(Ronaldo)는 더 길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도스 산토스 아베이로'이고 스페인의 비야(Villa)도 '다비드 비야 산체스'에다 이니에스타(Iniesta)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루잔'이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도 '클로제'로 부르듯이 한국 선수들도 성씨만 부른다면 박지성과 박주영의 '박' 이영표 이동국 이정수 이청룡의 '이'는 구별할 길도 없다.
한국을 4대1로 이긴 아르헨티나가 독일에 0대4로 깨진 객관적인 전력만 봐도 독일은 독하고 무섭다. 5게임에서 한 골도 못 넣은 메시와 한 골밖에 못 넣은 호날두는 천재 타이틀이 무색해졌지만 만약 예선에서 아르헨티나가 일본을 만났다면 탈락했을지도 모른다. 일본말 '메시'가 '밥'이기 때문이다. 영어 messy도 '지저분한, 너절한'이다. 메시가 이적할 팀은 프랑스다. 불어 메시(Messie)는 구세주 '메시아'기 때문이다. 호날두의 연봉 200억원도 걱정이다. 이번 월드컵 최고 영광인 골든 슈(황금 신)는 누가 신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