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영준기자]현재 절기에 어울리는 가을을 소재로 했지만, 단지 고독과 낭만에 젖은 가을 분위기에 함몰되지 않은 시집 '단풍 빛 고운 가을이 오면(레터북 펴냄)'이 출간됐다.

문학을 전공한 이수경이 대학 졸업 20여년 만에 내놓은 첫 시집인 '단풍 빛 고운 가을이 오면'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아픔의 대상이었으며 그 아픔을 도려내기 위한 예리한 칼과 같은 필치로 시집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월간 문학바탕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은 시악(詩樂) 동인과 시마을낭송작가협회 낭송작가로 활동하며 공저 동인집에 시를 발표해 왔다.

대기만성형의 시인이랄 수 있는 이수경의 시에선 사랑과 삶이 인간 내면으로 스며들어 상처로 자리했다. 그 상처들을 아우르는 시인의 언어들은 독자들의 가슴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강태민 시인은 이수경의 시어들을 가리켜 '실존적 아픔의 도발적 승화'라고 표현했으며, 김민홍 시인은 작품 해설에서 "우리가 감추고 살아가거나 외면하고 싶은 내면의 풍경들을 진솔한 사실 언어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 시인의 시를 읽는 것은 다소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