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호·김민재기자]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23일 강화 지역은 무거운 긴장감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아무 일 없어야 하는데…"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채 외부와의 접근을 최대한 차단하는 등 마지막까지 구제역 차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후들어 구제역 양성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강화지역 소와 돼지를 모두 살처분한다는 유언비어가 나도는 등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한번 구제역 파동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지난 4월 구제역 피해를 입은 선원면 이모(46)씨는 "(구제역이 발생한)화도면이랑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까진 괜찮은데 솔직히 너무 불안하다"며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이웃들과 만나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 17일 입식제한이 풀려 한우 60마리를 새로 들여온 이씨는 "이번엔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해서 더 불안하다. 돼지가 확산 속도가 더 빨라서 불안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은면에서 한우를 키우는 고모(58)씨는 "그동안 바깥 출입도 삼간채 매일같이 소독을 해왔는데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하니 허탈하다"면서 "전염 경로도 잘 모르겠고,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니…"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월 구제역으로 목탁소리를 내는 이른바 '우보살' 2마리를 살처분했던 선원면 선원사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원사 주지 성원스님은 "지난 10월 31일 전북 담양과 정읍에서 암소 2마리를 새로 들여왔다. 근데 난데없이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너무 불안하다"며 "3주전부터는 사료를 주는 사람 외에는 자물쇠를 채워놓고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와 살처분을 준비하고 있다는 문자도 오고 지금은 신경이 많이 쓰이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강화읍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57)씨는 "4월 구제역으로 인한 고통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구제역이 또 시작된다면 강화 경제는 파산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봄에는 구제역으로, 여름에는 북한 목함지뢰로, 겨울이 시작되자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이어지더니 이제는 또 구제역으로 옮겨가고 있어 초토화되고 있는 지역경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설마 일년에 두번씩이나…"
강화 축산농, 구제역 의심신고 접수로 불안감 최고조
입력 2010-12-2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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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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