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진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원장)
[경인일보=]45세 직장인 신모씨는 올해 들어 체중이 7㎏ 정도 늘었다. 살이 찌니 몸이 무거운 것은 둘째 치고 허벅지 쪽에 찌릿찌릿한 느낌의 방사통(통증이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퍼지는 통증)이 시작돼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통증때문에 혹시 디스크는 아닐까 생각했지만 병원에서 디스크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된 상황. 원인이 무엇인지 신씨는 아리송하기만 하다.

배 나온 사람들에게 흔한 허벅지 이상감각은 허리디스크와는 다르다. 신씨처럼 디스크 상태는 문제가 없는데, 허벅지에서 저릿저릿한 느낌이 들고 쑤시는 통증이 사타구니 부위까지 연결된다면 의심해 볼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이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질환인데, 쉽게 말해 허리에서 나오는 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허벅지 이상감각 증상이다. 외측 넓적다리 피부신경은 요추의 제2·3신경에서 나오는 감각신경인데 비만, 임신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혹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꽉 끼는 청바지를 입거나 다리를 벌리는 동작을 자주 취하는 경우에 골반이 지나치게 늘어나거나 요추가 앞으로 휘어져 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서 나타날 수 있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은 비슷한 신경증상을 보이는 이상근증후군, 허리디스크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근증후군'은 고관절 깊숙이 위치한 근육이 붓거나 경직되어 좌골신경을 압박해 생기는 신경증상을 말한다.

만약 요통 증상이 나타나면서 허벅지 쪽의 감각이 이상하다면, 우선 세 가지를 먼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누운 채 다리 붙여 들어올려 볼 것. 만약 이때 다리를 올리기가 어렵거나 올리면 올릴수록 통증이 심하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상근증후군의 경우에는 다리를 올릴 때는 힘들지만 올리면 올릴수록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둘째, 발가락 힘의 이상 유무를 체크해 본다. 허리디스크가 심할 때는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압박으로 인해 하체의 힘이 떨어지거나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그러나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이나 이상근증후군은 발가락의 힘이 줄어들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셋째, 고관절을 바깥 쪽으로 틀어 볼 것. 이상근증후군이나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 모두 허벅지 외측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고관절을 움직여 봤을 때 바깥 쪽으로만 회전이 가능하고 안쪽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면 이상근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은 고관절 움직임에 제한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일시적인 진단일 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의 완화를 위해서는 우선 신경을 압박하는 요소를 줄여 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만, 특히 복부비만을 없애야 한다. 더불어 여성의 경우 몸에 붙는 타이트한 스키니진은 금물이다. 최근 부츠 안에 바지를 넣어 입는 패션이 유행하면서 겨울철에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은 날씨가 춥기 때문에 근육이나 혈관이 경직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여기에 꽉 끼는 청바지는 압박감을 더하기 때문에 피해야 할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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