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슬람 국가에선 아직 금기(禁忌)시하는 게 공개적인 키스다. 2002년 10월 이란의 야즈드(Yazd)영화제에 참가한 그곳 유명 여배우 고하르 케이란디쉬는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젊은 자마니 감독의 입술도 아닌 이마에 축하 키스를 했다가 풍기문란 혐의로 체포, 그 이듬해 4월 태형(笞刑) 74대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한 이탈리아 남성은 두바이 공항 택시 안에서 키스한 죄로 3천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는 게 2004년 12월 30일의 BBC 보도였다. 심지어 결혼식 신랑 신부의 키스까지 금지, 벌금을 물리는 게 인도의 힌두교 율법이다. 하지만 이제 공개장소 키스 행사는 세계적인 유행이다. 2006년 5월 중국 톈진(天津)시의 키스 콘테스트에선 왕웨이(王維)와 장수이엔(張淑艶) 커플이 장장 3시간 1분으로 우승, 상금 3천元(약 55만원)을 받았다.
더욱 신기한 건 지난달 5일자 인민일보의 '한국 총통 이명박 부부의 잠실야구장(棒球場:빵치우창) 키스(接吻:지에원) 장면 사진'이었다. 우리도 야구장 키스타임제만 실시할 게 아니라 중국처럼 키스 경연대회까지 열면 어떨까. 선조들이 접문(接吻), 친취(親嘴), 친문(親吻), 합구(合口), 구흡(口吸) 등으로 부른 키스는 아스피린보다도 낫고 건강에도 썩 좋다지 않은가. 1987년 프랑스 출간의 '키스전서(全書)'도 참작해 볼 일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