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사상 가장 멋있는 키스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안 리의 키스가 뽑혔던 게 1992년 2월이었지만 그들 '미국 영화배우가 국적을 바꿀 때는 언제인가'라는 우스개 퀴즈도 있다. 그때가 바로 가장 진한 키스인 '프렌치(프랑스) 키스 타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프렌치 키스는 미국 배우들의 전유(專有) 동작만은 아니다. 과격한 키스로 혀가 잘린 사고는 2007년 4월 19일 이스라엘에서 돌발했고 그 별난 수술기록은 예루살렘의 나하리야 병원이 자랑스레 보유하고 있다. 혀가 잘린 정도가 아니라 결혼 첫날 숨이 막혀 죽은 신부도 있다. 1980년 10월 1일 중국 간쑤(甘肅)성 성도인 란저우(蘭州) 에서였다.


그런데 이슬람 국가에선 아직 금기(禁忌)시하는 게 공개적인 키스다. 2002년 10월 이란의 야즈드(Yazd)영화제에 참가한 그곳 유명 여배우 고하르 케이란디쉬는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젊은 자마니 감독의 입술도 아닌 이마에 축하 키스를 했다가 풍기문란 혐의로 체포, 그 이듬해 4월 태형(笞刑) 74대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한 이탈리아 남성은 두바이 공항 택시 안에서 키스한 죄로 3천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는 게 2004년 12월 30일의 BBC 보도였다. 심지어 결혼식 신랑 신부의 키스까지 금지, 벌금을 물리는 게 인도의 힌두교 율법이다. 하지만 이제 공개장소 키스 행사는 세계적인 유행이다. 2006년 5월 중국 톈진(天津)시의 키스 콘테스트에선 왕웨이(王維)와 장수이엔(張淑艶) 커플이 장장 3시간 1분으로 우승, 상금 3천元(약 55만원)을 받았다.

더욱 신기한 건 지난달 5일자 인민일보의 '한국 총통 이명박 부부의 잠실야구장(棒球場:빵치우창) 키스(接吻:지에원) 장면 사진'이었다. 우리도 야구장 키스타임제만 실시할 게 아니라 중국처럼 키스 경연대회까지 열면 어떨까. 선조들이 접문(接吻), 친취(親嘴), 친문(親吻), 합구(合口), 구흡(口吸) 등으로 부른 키스는 아스피린보다도 낫고 건강에도 썩 좋다지 않은가. 1987년 프랑스 출간의 '키스전서(全書)'도 참작해 볼 일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