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인천 남인천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남구을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윤상현 후보(사진 왼쪽)와 민주통합당 안귀옥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임순석기자
3일 열린 인천남구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윤상현 후보와 민주통합당 안귀옥 후보는 상대방 공약에 대한 검증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한 치 양보없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이른바 '자질론'을 앞세워 안 후보를 몰아붙였다. 그는 "연수구에서 남구로 이사온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르는 것 같다"거나 "남구 발전은 감성적인 구호로만 되는 게 아니다"며 전략공천된 안 후보를 평가절하했다.

안 후보도 작정한 듯 토론회 시작부터 "4년 전 남구를 강남처럼 만들겠다는 약속은 다 어디갔냐", "재벌가의 사위….", "남의 공약을 카피하는 재주가 있다"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응수했다.

현 정부의 남북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사회자의 첫 질문에서부터 두 후보는 팽팽히 맞섰다. 안 후보는 "남북관계는 파탄났고, 안보마저 불안해졌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대북정책 실패다"고 규정했다. 이에 윤 후보는 "남북관계 파행을 빚게 한 장본인은 북한이다"며 "2차 핵실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사건 전부 다 북한이 한 것이다"고 맞섰다.

▲ 사회:김동주 실장
인천시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윤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송(영길) 시장이 부채 7조원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부채가 10조원으로 늘어나 말 그대로 빌공자 공약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안 후보는 "그 빚이 그냥 생긴 게 아니다"며 "안상수 전임 시장이 무분별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했고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지자체의 재원이 축소됐기 때문이다"고 반박했다.

다만,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폐지 방안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안 후보는 유료도로법 등 법률 개정을 통해, 윤 후보는 일반도로화 추진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보다 날선 공방은 상대 후보에 대한 공약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오갔다. 먼저 안 후보가 "윤 후보는 공약을 복사하는 재주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문화센터 건립, OCI(옛 동양제철화학) 부지 개발 등 내가 먼저 공약을 하고 난 다음에야 (윤 후보가)하더라"며 비꼬았다. 이에 윤 후보는 "공약을 카피한 적 없다"며 안 후보의 주요 공약들을 비판했다. 그는 "안 후보는 용현동 군부대 이전 부지에 주말농장 등을 짓자고 한다"며 "지역 활성화에 전혀 도움도 안 되고 국비 재원을 마련하기도 힘든 것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민주통합당 안귀옥 후보
특히 OCI 부지 개발 방안을 둘러싸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 윤 후보는 부지 내에 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에 대해 "법을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지난 4년간 행정 절차를 모두 폐기하고 새 계획을 짜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일부 산업시설 부지에 물류기업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사업을 다 뒤엎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고 맞섰다.

난타전은 계속됐다. 안 후보는 "4년 전 남구를 강남으로 만들겠다던 정치인은 그동안 무엇을 했냐"며 "더 이상 속지 말고 부패한 정권과 재벌의 하수인을 심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4년 전 총선에서 40년 걸린 서울의 강남처럼 시작해 남구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얘기였는데, 안 후보는 연수구로 이사온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모르나 보다"며 맞받아쳤다.

▲ 새누리당 윤상현 후보
마무리 발언에서도 윤 후보는 "(안 후보의)OCI 내 물류단지는 비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후보를 겨냥해 "남구 발전은 감성적인 구호로 절대 이뤄질 수 없다"며 "말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또 남구를 땀으로 적시도록 뛰고 또 뛰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서민 경제를 살리는 인물과 재벌을 비호하는 인물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며 "팔은 안으로 굽고, 가재는 게 편인 것처럼 재벌·특권층을 대변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서민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