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이 무산됐다. 10구단 창단을 위해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동분서주했던 수원시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문제를 다음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하고 NC다이노스의 내년리그 참가만 결정했다. 기존 구단의 극렬한 반대로 10구단 창단 문제를 아예 표결에도 부치지 않은 이상한 이사회였다. 지난해 NC다이노스가 창단될 때 "홀수리그는 안된다. 10구단 창단을 유도해 양대리그로 개편하자"고 주장했던 기존 구단들이 이날 이사회에서 "10구단은 절대 안된다"고 돌변한 것이 선뜻 이해가 안된다.

프로야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제치고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우뚝 섰다. 올해 800만명 관객동원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야구장은 연일 만원이다.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김태균 등 해외파의 복귀로 인해 일부에서는 관객 850만명 입장도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9구단이 내년 시즌부터 뛰고 2014년부터 10구단이 참가해 미국이나 일본처럼 5개팀씩 양대리그로 운영되면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기존 구단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야구의 인기가 높으면 기존 구단도 손해볼 게 없는데 그들의 생각은 정반대다. 그들은 반대 이유로 '경기력저하'와 '선수수급 문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군색하다. 신생 구단의 경기력 저하로 흥미가 반감된다는 것이 첫번째고 50개 정도의 고교야구를 보유한 우리의 상황에서 선수들을 선발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 두번째 논리다. 하지만 신생팀이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프로팀이 늘어나야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이 늘어나 고교야구도 발전하고 고용도 창출되는 것 아닌가.

경제논리에 해박한 구단들이 반대하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적자운영중인 상황에서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선수들의 몸값이 뛰어 재정난이 가중될까 두려운 것이고, 라이벌 기업이 새 구단주가 될 경우 받을 정신적 압박도 그들에겐 부담일 것이다. 이번 10구단 창단 무산에는 기존 구단의 눈치만 보고 끌려다니는 KBO의 무능도 한 몫했다. 구단들의 억지논리가 통하지 않게 치밀한 전략과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추진할 일을 졸속으로 처리하다 구단들에게 반발의 빌미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