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인선 복선전철 총 52.8㎞ 구간 중 1단계 구간인 인천시 송도역~시흥시 오이도역 구간(13.1㎞)이 30일 개통된다. 27일 오후 시험운행중인 수인선 전동차가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대교를 지나고 있다. 창 밖으로 옛 소래철교가 눈에 들어 오고 있다. 사진 아래는 수인선 전체 노선도. /임순석기자


7월부터는 '대리운전' 스트레스 없이 소래포구에서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다. 경기도와 인천 사이 '장거리 연애'를 했던 커플은 주중에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 경기도와 인천을 잇는 수인선 협궤열차가 복선전철로 다시 태어났다. 수인선은 시민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전망이다.

#수인선, 교통지도가 변한다

이번에 개통하는 역은 오이도, 월곶, 소래포구, 인천논현, 호구포, 남동인더스파크, 원인재, 연수, 송도 등 모두 9곳이다. 오이도와 월곶 사이에 위치한 달월역은 주변 개발이 덜됐다는 이유로 이번엔 개통하지 않는다.

오이도부터 송도까지는 13.1㎞다. 6량으로 이뤄진 8대의 열차가 시민들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하루 163회 양방향으로 운행한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10분 간격으로, 평상시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운행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다음날 0시30분까지다. 오이도에서 열차를 타면 22분만에 송도역에 도착하게 된다. 역간 이동하는데 2분 정도가 걸리는 셈이다. 표정속도(출발한 역으로부터 도착한 역까지의 소요시간으로 주행거리를 나눈 수치)는 시속 47㎞다. 기존 오이도에서 송도로 오는 대중교통수단은 버스밖에 없었다. 버스를 환승해 70분가량이 걸렸다. 왕복으로 따지면 96분가량 단축된다.

특히 원인재역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 인천 남동구와 연수구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다. 계양, 부평 등에서도 인천지하철을 타고 원인재역에서 환승해 소래포구, 남동인더스파크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부평에서 출발해 소래포구에 도착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인천 도시철도 1호선은 최근 퇴근시간대 운행간격을 8분30초에서 6분으로 줄여 수인선과 환승이 잘 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오이도역에서는 서울지하철 4호선으로 환승해 쉽게 경기도 다른 지역과 서울로도 접근할 수 있다. 경기도 안산시, 과천시, 서울 강남구로 연수구, 남동구 지역에서도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수인선 송도역은 2014년 12월 인천 나머지 구간이 개통되면 인천역과 연결된다. 서울지하철 1호선 경인전철과 환승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시흥시 및 인천시 남동구, 연수구 지역주민의 교통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도권 인구 분산과 지역 균형발전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인선, 삶이 변한다

취업준비생 이모(30·인천시 남구 용현동)씨는 수인선이 개통하는 30일 친구들과 소래포구에 회를 먹으러 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7년 동안 인천에서 거주해온 이씨가 소래포구를 찾은 것은 두번에 불과했다. 이씨는 "차가 없다보니 소래포구에 가기가 불편해 큰맘을 먹지 않으면 가지 못했다"며 "수인선이 개통하면 전철을 타고 소래포구에 갈 수 있어 친구들과 회에 소주 한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인선 개통으로 가장 큰 혜택은 소래포구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수인선이 개통하면 소래포구에서 소주한잔하자는 약속을 잡는 시민들이 많다.

소래포구 시장 상인들은 수인선 개통에 들뜬 모습이다. 소래포구 선주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오시리라 생각한다. 여름에는 약간 비수기지만 현재 오는 손님보다 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봄, 가을이 성수기인 만큼 가을이 되면 더 많은 분들이 소래포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인선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 자연스레 소래포구 주변에서 빚어지던 주차난도 숨통이 트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 장거리 연애를 해왔던 커플은 서로를 더 오래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이다해(25·여)씨와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안유재(29)씨 커플은 더 이상 기름 값, 하이패스비용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 안씨는 "남동구와 안산 중간 지점에서 만나 데이트를 할 계획이다. 그동안 안산에서 인천 오는 버스가 8시40분에 끊겨 제대로 데이트를 하지 못했다"며 "그러다보니 차로 여자 친구를 데려다 주는 일이 많았다. 만원 정도를 써야 했던 셈이다. 수인선이 개통되면 여자 친구가 인천에 오겠다고 했다. 여자친구를 더 볼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남동인더스파크 근로자들은 핸들을 잡지 않고도 출퇴근이 가능해졌다. 수인선 원인재역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하면 부천, 인천, 서울까지 갈 수 있다. 시흥, 안산에 사는 근로자들은 30분 안에 산단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남동인더스파크 주변은 도로가 협소해 출·퇴근 시간대면 근로자들의 차량으로 정체를 빚었다. 또한 산단 주변은 근로자들의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아왔다.

▲ 오이도역은 서울지하철 4호선으로 환승해 경기도 다른 지역과 서울로 접근할수 있는 환승역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소래포구와 인천을 찾는 중요 길목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 강희집 고객지원팀장은 "인천시에서도 역에서 산단 안쪽으로 운영하는 순환버스의 노선을 변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도 시흥, 안양 등에 거주하는 근로자들이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아도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하루 18만 명이 수인선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도권 서남부지역 관광활성화와 동시에 지역발전의 계기가 되는 등 수인선 개통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