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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다시 달리다]송도~오이도 구간 복선전철 '수인선 시승기' 지면기사
이가림 시인은 '내 마음의 협궤열차'에서 협궤열차를 '장난감 같은'과 '철없는'으로 수식한다. 또한 협궤열차는 '그리움'을 싣고 떠난다.시에서 협궤열차는 삶의 근원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간다. 현재 우리가 서있는 곳이 '측백나무 울타리가 있는 / 정거장'이다. 철없던 인생의 순간들이 기차처럼 덜컹거린다. 내달린 인생들이 협궤열차에 반추되어 떠오른다.이 시를 읽으면 마치 협궤열차가 다가오는 것처럼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내 마음의 협궤열차-이가림측백나무 울타리가 있는정거장에서장난감 같은내 철없는 협궤열차는떠난다너의 간이역이끊어진 철교 그 너머아스라한 은하수 기슭에있다 할지라도바람 속에 말달리는 마음어쩌지 못해열띤 기적을 울리고또 울린다바다가 하늘을 삼키고하늘이 바다를 삼킨 날해안선 끝파란 영원 속으로마구 내달린다출발하자마자돌이킬 수 없는 뻘에처박히고 마는내 철없는 협궤열차오늘도측백나무 울타리가 있는정거장에서한 량 가득 그리움 싣고은하수를 향해떠난다옛 협궤열차는 아니지만 최신식 전동차가 다니는 복선 선로로 재탄생한 수인선이 30일 개통한다.경인일보는 철도 관계자들, 정태민 남인천농협 조합장, 조성면(문학평론가·인하대 BK21 동아시아 한국학 사업단) 교수와 개통에 앞서 시운전중인 수인선 전철을 먼저 타봤다.정 조합장은 1970년을 전후해 수인선을 타고 남동역에서 수인역까지 통학을 했으며, 조 교수는 '질주하는 역사 철도'를 경인일보에 연재했다.지난 25일 오후 2시 송도역을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송도역 개찰구를 통과하던 중 정 조합장은 역에서 표를 안 사고 운행중인 열차에 타고 내렸던 어린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며 미소지었다.출발한 열차가 터널을 지나 연수역쪽으로 접어들 즈음 정 조합장은 "산을 돌아가느라 이쯤에서 커브가 상당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옛 수인선을 타면 만날 수 있었던 동막 어촌계와 갯벌, 염전 등 현재는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논하던 사이 일행을 태운 열차는 소래포구를 통과했다. 출발한 지 불과 15분 정도였다.주말이면 교통체증과 주차문제로 몸살을 앓던 소래포구의 접근성이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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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다시 달리다]2015년 12월 '최종 완공' 일부구간 공사지연 변수 지면기사
수인선 나머지 구간은 2015년 12월경 완공될 전망이다. 인천 나머지 구간 7.3㎞는 2014년 12월 개통 예정이다.인천구간의 개통이 완료되면 서울지하철 1호선 경인전철과 환승이 가능하다. 인천, 국제여객터미널, 남부, 용현 4개역이 설치된다. 경기도 나머지 구간 한대(한양대)앞~수원역은 2015년 12월경 완공할 계획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한대앞은 수인선과 병행해 사용된다.하지만 개통 일정에 맞춰 수인선이 개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 나머지 구간은 차로를 막고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공사 진척이 느린 상황이다.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구간에 인천항이 있다 보니 화물차, 대형차 통행량이 많아 교통을 차단하고 공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노후화된 건물이 많아 발파작업 등으로 손상을 입을지 여부도 걱정돼 천천히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앞으로 건설될 신안산선, 오리~수원선 등이 수인선과 연결되면 수도권 전체를 구석구석 잇는 종합적인 전철망이 구축된다. 수인선 월곶역, 한대앞역과 경기도 광명,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은 현재 설계 단계다. 오리~수원선은 2013년 말 개통 예정이다.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수도권 순환 전철망 연계를 도모해 수도권 동남부 내곽 전철계획과의 종합적인 전철망을 구축하게 된다"며 "서울, 경기도, 인천이 전철로 연결돼 지역 균형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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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다시 달리다]생활의 변화 지면기사
7월부터는 '대리운전' 스트레스 없이 소래포구에서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다. 경기도와 인천 사이 '장거리 연애'를 했던 커플은 주중에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 경기도와 인천을 잇는 수인선 협궤열차가 복선전철로 다시 태어났다. 수인선은 시민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전망이다.#수인선, 교통지도가 변한다이번에 개통하는 역은 오이도, 월곶, 소래포구, 인천논현, 호구포, 남동인더스파크, 원인재, 연수, 송도 등 모두 9곳이다. 오이도와 월곶 사이에 위치한 달월역은 주변 개발이 덜됐다는 이유로 이번엔 개통하지 않는다.오이도부터 송도까지는 13.1㎞다. 6량으로 이뤄진 8대의 열차가 시민들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하루 163회 양방향으로 운행한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10분 간격으로, 평상시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운행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다음날 0시30분까지다. 오이도에서 열차를 타면 22분만에 송도역에 도착하게 된다. 역간 이동하는데 2분 정도가 걸리는 셈이다. 표정속도(출발한 역으로부터 도착한 역까지의 소요시간으로 주행거리를 나눈 수치)는 시속 47㎞다. 기존 오이도에서 송도로 오는 대중교통수단은 버스밖에 없었다. 버스를 환승해 70분가량이 걸렸다. 왕복으로 따지면 96분가량 단축된다.특히 원인재역에서 인천지하철 1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 인천 남동구와 연수구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다. 계양, 부평 등에서도 인천지하철을 타고 원인재역에서 환승해 소래포구, 남동인더스파크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부평에서 출발해 소래포구에 도착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인천 도시철도 1호선은 최근 퇴근시간대 운행간격을 8분30초에서 6분으로 줄여 수인선과 환승이 잘 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오이도역에서는 서울지하철 4호선으로 환승해 쉽게 경기도 다른 지역과 서울로도 접근할 수 있다. 경기도 안산시, 과천시, 서울 강남구로 연수구, 남동구 지역에서도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시흥시 및 인천시 남동구, 연수구 지역주민의 교통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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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다시 달리다]역세권을 가보다 지면기사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수인선', 그가 다시 기지개를 켰다.수인선은 17년 만에 재시동을 건다는 것 외에 새로운 역이 생기고 역 주변으로 사람을 끌어들일 것이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우리가 흔히 '역세권'이라 부르는 공간은 일반적으로 해당 역 반경 540m를 일컫는다. 역세권은 역을 가까이 두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에서 접근성 상승-유동 인구 증가-상권 활성화-살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의미를 확장한다.수인선의 부활로 인천은 소래포구, 논현, 호구포, 남동인더스파크, 원인재, 연수, 송도 등 7개 역세권을 얻었다.원인재역을 제외한 곳은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이며, 위치에 따라 관광, 교통, 부동산, 상권, 산업, 주거 편의 등 각기 다른 특징의 역세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특히 교통편의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역세권 개발에는 실패한 인천지하철 1호선의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는 인천시가 비교적 개발 여건이 좋은 수인선 역세권에 공력을 들이며 기대 이상의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더불어 인천 상권의 중심,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했던 인천역, 동인천역, 주안역, 부평역 등의 역세권이 힘을 잃어가는 상황이라 수인선은 '역세권 개발의 새로운 활력'으로 이목을 받고 있다.소래포구역은 수인선 역 중 가장 '역사' 함량이 높은 곳이다.인천, 소래에서 생선과 새우젓을 구해 수원으로 장사를 떠나는 어머니들이 수인선을 이용한 영향으로 자연스레 소래어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다.30여년이 흐른 지금 소래포구는 인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수인선이 지나다녔던 소래철교는 관광명소로 이름을 떨쳤다. 남동구는 소래포구 인근에 열차 전시, 생태공원 조성 등으로 관광 활성화에 관심을 쏟았다. 이 중 소래어시장은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에게 푸짐한 해산물을 내놓는 공간으로 유명세를 타며 현재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상권으로 꼽히고 있다.소래포구역은 소래포구와 주변이 관광지로 거듭나길 바라는 상인, 지자체, 관광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상인 이상훈(48)씨는 "소래포구역을 이용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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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다시 달리다]수인선의 궤적 지면기사
협궤열차는 레일 폭이 일반 선로의 절반인 7.62m의 좁은 궤도를 달리는 작은 열차다.일제는 경기 내륙지역의 미곡을 운반하기 위해 수원과 여주를 잇는 수여선을, 인천의 염전과 소금을 수송하기 위해 인천과 수원을 잇는 수인선을 놓았다. 1937년에 만들어진 협궤열차의 대명사 수인선은 서민열차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동철도주식회사 소유의 사설철도이며 철과 소금·곡물을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실어나르기 위한 수탈의 노선이었다. 수여선과 인천항을 연결하기 위해 태어난 철도였던 것이다. 수인선은 총연장 52㎞의 단선 협궤열차로 개통 당시 수원·고색·오목·어천·야목·빈정·일리·성두·원곡·신길·군자·소래·논현·남동·문학·송도·인천항 등 17개 역을 100분만에 주파했다. 수인선은 1942년까지 준수한 영업 실적을 올리자 일각에서 레일 광궤화 등 노선 개량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의 패망, 해방기의 혼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점차 쇠퇴했으며 수인산업도로가 생긴 1970년대 후반부터는 화물 운송은 없어지고 여객 노선으로서의 기능을 주로 했다.경제성도 없고 시설도 낙후됐지만 수인선에 온기를 불어넣은 것은 기차를 이용한 서민들이었다. 작고 힘이 달려 안산 원곡고개 등지에선 손님들이 내려서 걷거나 열차를 밀어야 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났다. 열차 시각에 맞춰 출발하는 기차를 불호령을 내리며 멈춰 세우고는 느긋한 양반 걸음으로 걸어와 기차에 오르던 할아버지, 1990년 10월 야목 건널목에선 협궤열차가 소형버스와 충돌했는데, 버스 대신 열차가 넘어져버린 코미디같은 일들도 종종 일어났다. 또한 개구쟁이 소년들의 기억속에는 기차가 지나기 전 선로 위에 대못을 올려놓고는 기관차와 기차 바퀴에 납작하게 눌러 만들던 대못칼도 남아 있다.이처럼 수인선은 삶에 한줄기 웃음을 안겨주는 에피소드로 가득한 휴먼열차였다.조성면(문학평론가·인하대 BK21 동아시아 한국학 사업단) 교수는 경인일보 지면에 연재했던 '질주하는 역사 철도'에서 수인선은 드라마와 같다고 정의한 뒤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수인선은 드라마같다. 아름다운 장면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