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을 사흘 앞둔 지난 4일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 5일만에 오는 장날을 맞아 연이은 폭염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건강원'이라는 간판을 내건 개고기 도매상들이 시장 오른편 길 옆으로 200m가량 이어져 있었다. 줄잡아 30~40곳에 달하는 가게에는 더위에 지친 개들이 철창 안에서 혀를 내민채 축 늘어져 있었고, 가게 앞에선 말복 대목을 앞둔 주인들의 호객 행위가 정신없이 이뤄졌다.
이날 대부분의 가게는 손질을 끝낸 개고기를 가판대에 진열해놓고 판매했다. 그러나 냉장시설에 보관한 곳은 서너 곳 정도에 불과했다.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시뻘건 살코기는 30도를 훌쩍 넘는 고온의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수십마리의 파리떼가 그 주변을 맴돌았다.
현장에서 직접 벌어지는 도축으로 인한 역한 냄새에다 살코기의 비릿한 냄새까지 겹쳐 시장엔 전반적으로 악취가 진동했다. 위생 상태는 한 눈에 봐도 엉망이었지만 몸에 좋다는 보신탕의 주재료는 아이러니하게도 몸에 좋지않은 환경속에서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관리당국의 단속을 통한 위생 개선은 아직도 먼 얘기다. 관련 법 부재에다 동물애호가의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식품분야 전문가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 육류가 상온에서 보관되면 세균 증식이 빨라져 부패될 확률이 높다"며 "아무리 개고기에 대한 관련 법이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유통 관리는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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