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유통 과정의 비위생적인 환경에 대한 경인일보의 집중보도(경인일보 7월13일자 23면 보도)와 관련, 일선 시장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도축,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말복을 사흘 앞둔 지난 4일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 5일만에 오는 장날을 맞아 연이은 폭염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건강원'이라는 간판을 내건 개고기 도매상들이 시장 오른편 길 옆으로 200m가량 이어져 있었다. 줄잡아 30~40곳에 달하는 가게에는 더위에 지친 개들이 철창 안에서 혀를 내민채 축 늘어져 있었고, 가게 앞에선 말복 대목을 앞둔 주인들의 호객 행위가 정신없이 이뤄졌다.
이날 대부분의 가게는 손질을 끝낸 개고기를 가판대에 진열해놓고 판매했다. 그러나 냉장시설에 보관한 곳은 서너 곳 정도에 불과했다.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시뻘건 살코기는 30도를 훌쩍 넘는 고온의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수십마리의 파리떼가 그 주변을 맴돌았다.
현장에서 직접 벌어지는 도축으로 인한 역한 냄새에다 살코기의 비릿한 냄새까지 겹쳐 시장엔 전반적으로 악취가 진동했다. 위생 상태는 한 눈에 봐도 엉망이었지만 몸에 좋다는 보신탕의 주재료는 아이러니하게도 몸에 좋지않은 환경속에서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관리당국의 단속을 통한 위생 개선은 아직도 먼 얘기다. 관련 법 부재에다 동물애호가의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식품분야 전문가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 육류가 상온에서 보관되면 세균 증식이 빨라져 부패될 확률이 높다"며 "아무리 개고기에 대한 관련 법이 없다고 해도 최소한의 유통 관리는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성규기자
시뻘건 살코기 폭염에 그대로 노출
여전히 열악한 개고기 유통현장
쭉 늘어선 도매상 냉장시설 드물어
전문가 "세균 증식 빨라 부패 쉬워"
입력 2012-08-05 23:18
지면 아이콘
지면
ⓘ
2012-08-06 2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관련기사
-
[개고기 유통, 이대론 안된다·3·끝]정부가 논란 종지부 찍어야
201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