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으로 일컬어지는 'UN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인천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국제환경분야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미래형 녹색성장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인천의 도전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인천, 세계환경분야 리더 될까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최초의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지난 2010년 칸쿤 기후변화협약에서 설립이 합의돼 앞으로 기후변화 분야에서 개도국을 지원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 지난 5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인천유치를 위한 범시민 지원위원회'의 출범식 모습.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에서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천억달러(약 115조원)의 기후기금을 조성할 예정인데, GCF 사무국이 이 자금의 관리와 운영 등을 맡게 된다. 환경분야의 세계은행과 같은 거대한 기구로 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지난 3월 정부로부터 이 같은 GCF의 국내 유치 후보도시로 선정됐다.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한 저탄소 녹색경쟁력과 외국인 정주에 유리한 도시환경 등에서 함께 경쟁을 벌이던 서울시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GCF가 인천에 유치될 경우 연간 3천812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GCF가 인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또 정치·외교, 사회·문화 등 전방위적 시너지효과를 통해 인천이 세계 속의 환경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대규모 국제기구가 인천 송도에 위치하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정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GCF 유치도시로 선정되면 GCF사무국이 사용하게 될 I-Tower 전경.

송영길 인천시장은 "녹색기후기금(GCF)의 유치는 대한민국 녹색도시 1번지, 나아가서는 세계 환경분야 리더 도시가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남은 3개월, 치밀한 전략 중요

GCF 사무국이 갖는 의미가 큰 만큼, GCF 유치에 공을 들이는 국가는 우리뿐만이 아니다. 현재 독일의 본, 스위스의 제네바와 같은 유력 도시는 물론, 멕시코·폴란드·나미비아 등 국가들도 다양한 '유치공약'을 내걸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12월 유치도시선정 전까지유치성공을 위한 치밀한 전략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는 정부와의 업무협조와 역할분담을 통해 효율적인 유치업무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시 차원의 'GCF유치지원단', 'GCF 인천유치 범시민지원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GCF 제2차 이사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제기구 유치 경험이 풍부한 독일, 스위스가 비교적 많은 호응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경쟁국 대비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GCF를 유치하게 되면 유럽과 북미에 편중된 환경관련 국제기구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고, 우리나라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녹색분야에 다각적으로 기여해 온 점도 유치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5월 송도국제도시 일원에서 열린 '제1회 친환경 자전거 대축제'에 참가한 인천시 관계자들이 GCF유치를 염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GCF사무국의 유치도시 선정은 오는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있다. 이제 시간은 3개월 남았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