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후폭풍이 거세다.

엠넷(Mnet) '슈퍼스타K 3' 준우승팀인 밴드 버스커버스커가 데뷔 앨범으로 상반기 음반·음원 차트를 휩쓴 데 이어 SBS TV 'K팝 스타' 출신 백아연도 지난 10일 데뷔 앨범 타이틀 곡 '느린 노래'.로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슈퍼스타K 2' 우승자인 허각 역시 지난 14일 발표한 디지털 싱글 '아프다'를 비롯해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실시간 차트 1, 2위를 다툴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활동한 '오디션 스타' 중 가장 돋보이는 이는 단연 버스커버스커다.

장범준·김형태·브래드 등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된 이 밴드는 지난 3월 발표한 정규 1집 '버스커버스커', 6월 발표한 1집 마무리 앨범을 합해 15만 장이 넘는 앨범판매량을 기록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버스커버스커가 일으킨 돌풍은 허각이 이어받았다. 허각은 4월 발표한 미니 앨범 타이틀 곡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를 시작으로 드라마 '빅' OST 수록곡 '한사람', 가수 지아와 함께 발표한 싱글 '아이 니드 유(I Need You)', 지난 14일 발표한 싱글 '아프다'까지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를 휩쓸며 인기를 끌었다.

'K팝 스타' 출신 중 처음으로 가수 데뷔를 한 백아연도 선전했다. 백아연은 데뷔 앨범(I'm Baek) 공개 당일 타이틀 곡 '느린 노래'로 음원 차트를 싹쓸이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 허각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백아연은 'K팝 스타'를 마친 후 JYP의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집중 트레이닝을 받았다"며 "또 백아연의 음색에 맞는 맞춤형 노래를 선곡했기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첫 미니 앨범을 발표한 '슈퍼스타K 2' 준우승자 존박 역시 신인으로는상당한 양인 2만3천여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다.

MBC TV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시즌1 우승자인 백청강도 지난 6월 발표한 첫 미니 앨범 '올 나이트(All Night)'가 3만장 가까이 팔려나가며 가요계 연착륙에 성공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 출신의 가요계 입성은 쉽지 않았다.

▲백아연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지금만 못해 우승자조차도 인지도가 낮았던 데다 방송사들이 타사 프로그램 출신 가수에게 출연 기회를 주는 데 인색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엠넷 '슈퍼스타K 2'가 대성공을 거두면서다.

'슈퍼스타K 2'가 매회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자 지상파 3사도 앞다퉈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들었고 곧 '오디션 우승 = 가수 데뷔'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슈퍼스타K 2' 이후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오디션을 내보내면서 마니아뿐 아니라 가볍게 음악을 소비하는 일반 시민까지 음원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오디션 출신들도 자연스럽게 제도권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스커버스커

하지만 이런 '오디션 붐'만으로 오디션 출신의 돌풍을 설명할 순 없을 터, 전문가들은 "결국 중요한 건 실력"이라면서 가창력은 물론, 남과 다른 '나만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지 여부가 '오디션 스타'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작가는 "버스커버스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 음악'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노래 잘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션 출신은 인지도가 높고 대중의 기대감도 크지만, 반대로 신비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오디션 지망생이 아닌 '연예인'들과 경쟁해 살아남으려면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