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민족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추진중인 '벽제관 육각정(碧蹄館 六角亭)' 환수 운동(경인일보 1월 28일자 21면 보도)이 본격화됐다. 6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임진왜란과 구한말 열강의 침탈 등을 거치면서 상당수의 문화재가 약탈당했다.
특히 건축학적으로나 역사학적으로 충분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벽제관 육각정'이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하세가와 요시미치 총독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이에 '고양 6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육각정 환수에 적극 나서기로 했으며, 최근 환수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와 함께 이날부터 대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오는 19일부터 3일간 이와쿠니시를 방문해 2차 현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또 육각정이 언제, 누가, 왜 건축했는지도 고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육각정은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사무소 부근에 있던 벽제관(중국 사신이 한성에 들어오기 전 잠시 머물던 곳)에 있었으나, 1918년 하세가와 총독이 자신의 고향인 이와쿠니시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벌어진 벽제관 전투에서 왜장 요시가와 히로시가 명나라 이여송이 이끄는 군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묘 근처에 있는 이와쿠니시 모미지타니 공원으로 육각정을 옮겨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 조사 결과, 정자의 기둥 사이를 머름(모양을 내기 위해 미닫이 문지방 아래나 벽 아래 중방에 대는 널조각)으로 연결해 내부 공간으로 사용하고, 바깥쪽에 아자교란('亞'자 모양으로 살을 짠 난간)을 설치해 회랑을 두른 점 등이 상당한 격식을 갖춘 건축물로 드러났다.
또 목 부재 보아지(기둥머리에 끼워 보의 짜임새를 보강하는 짧은 부재)와 마루 받침 보 부재의 돋을새김 형태, 목 부재 기둥에 쌍사(雙絲·기둥이나 나무 그릇의 모서리를 조금 접고 오목한 홈을 파낸 줄)를 둔 점 등을 통해 조선시대 당시 뛰어난 건축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육각정이 벽제관과 관련해 남아 있는 유일한 건축물이라는 점도 역사적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선조들의 혼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것은 문화 민족의 긍지와 국치를 회복하고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쿠니시 측은 공식 반환 요청이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양/김재영기자
일제수탈 '벽제관 육각정' 환수 본격화
고양시, 환수위 구성 대시민서명운동 돌입
19일 日이와쿠니시 방문 2차 현지조사키로
입력 2013-02-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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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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