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손연재는 7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13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결선에서 4종목 합계 72.066점으로 2위 자밀라 라크마토바(우즈베키스탄·70.599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이 바뀌면서 표현력과 음악과의 조화가 중요해져 손연재에게 유리한 여건이 마련된 가운데 나온 최고의 성적표다.
음악을 흡수하는 능력과 표정 연기 등 표현력이 워낙 뛰어난 손연재는 유럽 선수들이 주름잡아온 리듬체조계에서 동양인 특유의 매력을 앞세워 심판들에게 강한 인상을 연일 심어주고 있다.
특히 손연재는 유연성이 떨어지고, 신체적인 조건이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 좋지 않기 때문에 작품 구성을 다양하게 구성, 이를 보완했다. 무리하게 어려운 동작을 하기보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난도를 받을 수 있게 독창적으로 루틴을 구성한 것이다.
올 시즌에는 유연성 난도가 채점 기준에서 많이 제외돼 손연재는 한결 편안하게프로그램을 짤 수 있었다. 손연재의 장기인 포에테 피봇은 한 다리를 축으로 삼고 다른 쪽 다리를 들어 올린 채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이다. 어렸을 때 발레와 리듬체조를 병행했던 손연재는 평소 발레를 좋아해 발레 기술을 작품에 접목시킨 뒤 이를 통해 작품의 독창성을 끌어올렸다.
FIG는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고 리듬체조가 대중과 호흡할 수 있게 하려고 올해 '마스터리(M)'라는 규정을 신설했다. '마스터리'는 수구 숙련성을 나타내는 요소다. 일반적이고 쉬운 동작이 아니라 독창성 있게 자신만이 할 수 있고 대중들이 감탄할 수 있는 동작을 구사하라는 의미에서 올 시즌 바뀐 규정은 '독창성(Originality)'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작품 구성이 한결 어려워졌지만, 이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자기 작품에 익숙해지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대중에게 멋있고 독창적인 것을 보여주려 하다 보니 수구 움직임과 호흡이 맞지않으면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1위와 2위, 3위 싸움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한층 더 자신감을 얻게 된 손연재가 8월말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어떤 새로운 기록을 세울 지 관심이 집중된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