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당시 언론계 원로들이 본 '경기언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연합신문은 창간 13주년 특집(1973.8.15)으로 언론계 원로로 주간인천 주필을 지낸 고일(高逸)과 경기매일신문 편집국장·주필을 역임했던 박민규(朴旼奎)를 초청해 '경기 언론의 전기'를 주제로 한 대담을 지면에 반영했다.

이 글을 토대로 보면 언론계 원로들이 본 경기언론은 '기대 이하'였다.

고일은 해방 이전과 이후의 언론인을 비교했다.

해방 이전의 언론인이 시민과 지역사회의 이익을 고민했다면, 이후에는 '뚜렷한 언론관'을 가진 이들이 없었다는 게 고일의 판단이었다. 박민규는 경기언론이 뚜렷한 주체성을 구축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고일은 "(언론인들이) 오직 적당히 이어진다는 경영 자세의 '내맡겨진 안일 관념'으로 일관해왔다는 것이 숨김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민규는 "(앞으로 경기언론은) 명분있는 언론활동을 해야 하겠다"며 "언론인의 건전한 자세를 벗어나 (중략) 독자 봉사는 않고 목적만을 추구하는 제작태도 같은 것은 이번 기회에 강력히 배척되어야"한다고 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