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장성택의 일가 친인척 대부분을 처형했다고 연합뉴스가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26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로 장성택의 친인척에 대한 대대적인 처형이 이뤄졌다"며 "장성택의 친인척은 어린 아이까지 모두 죽임을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의 누이인 장계순과 매형인 전영진 쿠바 대사,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와 그의 아들인 20대 중반의 태령·태웅이 지난해 12월 초 평양으로 소환돼 처형됐다.
한 소식통은 "장용철과 전영진 부부 등은 총살됐다"며 "이들 뿐 아니라 장성택의 두 형의 아들 딸과 손자·손녀까지 직계 가족은 전부 처형됐다"고 전했다.
장성택은 3남2녀 중 삼남으로 두 형인 장성우와 장성길은 군 장성으로 활약하다 지병으로 사망하고 두 명의 누이만 남았지만 그 자녀가 결혼해 자식을 낳으면서 친인척 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성택 일가의 정확한 총살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장성택이 처형당한 작년 12월 12일 이후로 추정된다.
한편, 우리 정부와 정보 당국은 장성택 일가 모두 처형 소식에 대해 아직 확인된 내용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40여 년간 북한 권력의 2인자로 위세를 떨치던 장성택은 지난해 12월 12일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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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택 일가 모두 처형. 사진은 북한이 2인자로 군림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연행 장면과 군사재판, 처형 직전 모습 /연합뉴스·조선중앙TV·노동신문 |
장성택은 1972년 김일성종합대학 시절부터 연애한 김일성 주석의 맏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결혼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최고지도자의 가문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출세가도를 달려 당 청년사업부장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요직을 꿰찼다.
김정일 위원장 시절인 2004년에는 '분파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기도했지만 2년 만에 복귀해 2인자의 자리를 다시 굳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국방위 부위원장, 당 행정부장, 인민군 대장 등 화려한 직함을 걸치고 김 제1위원장의 '후견인' 노릇을 했다.
그러나 장성택은 결국 조카인 김 제1위원장에 의해 '국가전복음모죄'로 몰려 모든 직무에서 해임되고 출당·제명되면서 처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