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LA 콜리세움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첫골을 성공시킨 김신욱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에 도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3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 돔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이번 멕시코전을 통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첫 상대였던 코스타리카가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로는 32위로, 53위인 한국보다 21계단이나 높지만,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탓에 전력이 매우 약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상대 유효 슈팅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 등 선발 골키퍼로 나선 김승규(24·울산)의 기량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수비진의 위기 대처 능력도 시험해볼 장면이 없었다.

오히려 우세한 전력에 상대팀 선수 2명이 퇴장당한 가운데서도 한 골밖에 넣지 못한 골 결정력의 부재가 두드러져 보였다.

두 번째 경기 상대인 멕시코는 FIFA 랭킹 21위로 코스타리카보다 높은데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했던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35),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로드리게스(33) 등도 이번 대표팀에 포함됐다.

자국 리그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 것은 코스타리카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전력에서는 코스타리카보다 탄탄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전 선발 출전 선수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말 그대로 예측 불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와 경기를 앞두고 밝힌 "이번 세 차례 평가전에는 월드컵 본선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을 투입하겠다"는 그의 말대로라면 1차전에 나왔던 선수들이 다시 베스트 11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해외파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 대거 합류하게 된다면 국내파 위주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 가운데 브라질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멕시코, 미국(2월2일)과의 평가전에 본선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시험하겠다는 것이 홍 감독의 기본 구상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를 마친 뒤 "아직 어떤 선수들을 내보낼지 정하지 못했다"며 "오늘 나갔던 선수들이 또 뛴다면 조직적인 부분에서 좋아져야 할 것이고 새로운 선수들이 출전하더라도 기존의 틀 안에서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갔던 선수 11명 가운데 9명을 바꿔 2차전 중국전을 치른 경험이 있다.

선발 출전 선수가 코스타리카전 때와 바뀐다면 염기훈, 정성룡(이상 수원), 이호(상주), 박진포, 김태환(이상 성남) 정도 등이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마지막 평가전이 남은 만큼 멕시코와의 경기에는 1차전에 뛰지 않은 선수들을 시험해볼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멕시코는 브라질 월드컵 북중미 지역 예선에서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에 밀려 4위에 그쳤고 뉴질랜드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합류한 팀이다.

A매치 통산 15골을 넣은 오리베 페랄타(30), 수비수이면서 14골을 기록한 마르케스 등이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브라질, 크로아티아, 카메룬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과 멕시코의 역대 전적은 한국이 4승2무5패로 뒤져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둔 그해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평가전을 치러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또 2002년 1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만나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이기는 등 최근 월드컵이 열리는 해 1,2월에 자주 맞붙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1-3으로 패한 뒤로는 네 차례 만나 한국이 2승2무로 우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