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는 도농도시다. 아직까지 농촌의 풍경이 많이 남아있다. 예전 시골을 생각하면 동네 바둑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개들이 동네를 휘젓고 다녀도 마을사람들에게 위해가 되지 않았고 때가 되면 주인집에 찾아들어갔다. 사람들은 개만 보고도 뉘집 개인지 알만큼 마을의 일원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나 지금은 어떨까. 광주시 민원게시판을 보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개들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주인없는 개라면 유기견으로 유기견센터를 통해 처리하면 될테지만 주인이 있음에도 방치되는 개들이 적지 않다. 종류도 다양해 이른바 똥개부터 작은 애완견, 사냥개까지 종류 불문이다. 한 주부는 "시골동네이긴 하지만 주변에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이 있어 아이들의 왕래가 많은데 크기가 작지도 않은 개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며 "어른들도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아 위협적이기까지 하다"고 호소한다.
이와 관련 시나 경찰에서 중재에 나서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해결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일이 탐문해 개주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령 개주인을 수소문해 찾았더라도 민원사항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한다. "개가 순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거나 "원래 개줄을 착용하지 않고 키웠으니 상관말라"는 등의 답변이 많다는 것이다. 급기야 관할 읍면동사무소에서 궁여지책으로 '개를 방치하지 말고, 이동시 목줄을 꼭 착용해달라'는 내용의 홍보 현수막까지 내걸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개주인의 사고가 중요한 상황에서 현수막 몇장 내건다고 경각심이 생길 것도 아니고 구호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지역상황도 변했다. 예전처럼 개를 풀어놓고 키우다 행여나 인명피해라도 발생하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주인이 있든 없든 일단 개들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것은 광견병의 위험도 있거니와 자칫 흥분한 상태에선 사람에게 위협을 가할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는 요즘, 야생동물을 잡아먹어 각종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귀기울여야 할 때다.
반려견은 말 그대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주인이 잘 챙겨주고 보살필 때 의미가 있다. 누군가에겐 반려견이 다른 이에겐 위험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이윤희 지역사회부 차장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