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목감지구 식수대란 우려와 기반시설 미비(경인일보 5월 16일자 21면 보도)로 입주민의 집단 반발 예고 등 물의를 빚어온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의무사항인 오탁방지시설 설치를 외면해 온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21일 시흥시와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LH는 2011년부터 목감지구에 3만1천273명이 입주하는 12만105호 규모의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지조성공사시 수계 오염 방지를 위해 사업지구내에 오염방지시설(오탁방지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LH는 사업 초기부터 오탁방지시설 규정을 지키지 않아 황톳빛 물이 수년째 저수지로 유입돼 왔다.

저수지 수질 개선을 위해 지난 2012년 5억원을 들여 준설(4만2천690㎡)한 한국농어촌공사측도 이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같은 해 LH측에 사업지구내 오염방지시설 설치를 주문했다.

하지만 공사 현장은 인근 하천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태며, 행정당국도 손을 놓아 비만 오면 공사장 황톳빛 물이 그대로 저수지로 유입되면서 수질 오염이 우려돼 왔다.

농민 김모(57)씨는 "수년째 LH공사 현장에서 흙탕물과 쓰레기가 흘러들면서 저수지 색깔이 검게 변했다"며 "시흥명품쌀(햇토미) 품질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농민 김모(52)씨는 "물에서 냄새까지 난다"며 "장마철이 걱정된다"고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수원화성지사 관계자는 "오탁방지시설 미비부분에 대해서는 단속하지 않았다"며 "다만 시흥시와 물왕저수지 수질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대책회의를 열고, LH측에는 준설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LH광명시흥사업본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 오탁방지시설을 갖추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시흥/김영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