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국자 150명 중 선수촌엔 11명뿐
일부 "돈자랑 아니냐" 곱잖은 시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고 있는 가운데, 카타르 선수단이 인천의 특급 호텔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팬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0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인 카타르가 이번 대회에서 부력(富力)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15일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입국한 카타르 선수단은 150명을 넘었다. 이들 중 선수촌에 묵는 경우는 고작 11명이다.
나머지는 특급 호텔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농구 선수단 등 50여 명은 인천지역 최고급 호텔로 꼽히는 쉐라톤인천호텔에 여장을 푼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찾은 쉐라톤인천호텔 로비에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는 카타르 선수단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들로 인해 일부에서 '지나친 돈자랑이 아니냐'는 식의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력 과시'는 오해라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호텔 관계자는 "농구선수들이 호텔에 묵고 있는 정확한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대회 개막 이후 선수들은 선수촌으로 입촌하며 임원들만 이 곳에 묵을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타르 선수단이 지불하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올림픽에서는 몸값 높은 프로선수들이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 참여한 미국 농구 대표팀 12명의 연봉 합계는 2억5천만달러에 이르렀다. 1인당 평균 연봉은 240억원에 이를 정도다.
당시 미국 농구 대표팀은 선수촌 대신 런던 시내의 한 부티크 호텔을 통째로 빌려 숙소로 사용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 야구대표팀도 선수촌 대신 외부 호텔을 이용했다.
카타르 선수단 이외에 부유한 다른 중동 국가 선수단들도 선수촌 이외의 시설에서 묵을지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도 각국 선수단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밝히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아시안게임 조직위 관계자는 "이제 선수들이 선수촌으로 입촌을 시작했다"면서 "예정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의 선수들이 선수촌에 묵을지 아직 확인하기 힘들지만, 외부에서 숙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