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론과 개념과 학설을 다 알고 있어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묵직한 '디너(dinner)'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세속'과는 약간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철학자들의 고담준론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는 철학은 재미있고, 그렇기에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말 그대로 직업 자체가 철학자였고, 매일 하는 일이라는 것이 토론이었다. 스피노자는 철학을 하기 위해 대학 교수직도 거부하고 렌즈를 갈아 생활비를 벌었다. 아우렐리우스가 후대에 '명상록'으로 묶인 글들을 집필한 것은 전장에서였다.
그들은 모두 철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철학을 '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철학은 따로 시간을 내어 씨름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일상의 삶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기꺼운 마음으로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기업회계감사, 경영진단, 지식 재산 관리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가운데 풀타임 작가 겸 독서가로 변신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일찍이 변호사 친구와 함께 '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 등의 책을 펴냈다.
딱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책을 기획, 집필하거나 좋은 책을 소개하고 번역하는 것을 좋아한다. '철학브런치'는 고전 텍스트들의 내용이 소수의 전문가와 마니아들만 읽고 즐기기에는 너무나 흥미진진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했다. 이후 역사, 문학 편 브런치 시리즈를 출간할 예정이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