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교 100년의 역사를 사진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인천에서 열린다.

화교들이 직접 찍어 간직해 온 사진들이 대대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오는 30일부터 3월 29일까지 인천 중구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한국 화교생활사 사진전 '서랍속에서 기억을 찾다'가 개최된다.

사진전에는 1922년 찍은 인천화교학교 모습부터 1950년대 결혼식 사진, 1970년대 장례식 사진, 1990년대 돌잔치 사진 등 100여년을 아우르는 화교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 150장이 전시된다.

한국 화교역사는 1882년 임오군란때 청나라 군대와 함께 인천에 들어온 군역상인 40여명을 시발점으로 130년이 넘었다. 한국 화교들은 고향인 중국 산둥성(山東省)의 풍습을 지키면서, 한국의 풍습을 받아들이기도 하며 오랜세월 우리와 함께 살아왔다.

사진전에서는 한국장례 풍습을 따르면서 요전수(搖錢樹·저승길 노잣돈을 매단 나무)·금동옥녀(金童玉女·망자의 시중드는 인형)를 두는 장례식 풍경 등 희귀한 사진들이 공개된다.

사진전을 주최한 인천대 중국학술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천·부산·대구 등 전국의 화교 50여명을 직접 찾아가 사진 1천500여장을 제공받았다.

이번에 전시하지 않은 사진들은 올 상반기 중 출간될 예정인 사진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4대째 간직하고 있는 사진 앨범 8권을 내준 화교 3세 류호곤(柳豪坤) 인천화교청년회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화교가 제대로 조명받고, 이해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흔쾌히 제공했다"고 말했다.

사진전을 준비한 서은미 사진작가는 "화교 개개인의 생활사가 모이면 곧 화교의 역사가 된다"며 "우리의 오랜 이웃인 화교를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