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후 장인어른이 골프를 배우라고 권해 골프를 시작하긴 했는데, 시작 한 달 만에 골프코스에 초대받은 김서진(필자의 친구)씨는 장인어른의 계속되는 꾸중에 몸 둘 바를 몰라 한다. 골프 코스를 다녀온 다음 날 필자에게 한걸음으로 달려와 어제 있었던 민망했던, 어떤 면으로는 억울하기까지 했던 일화를 나열했다.
그의 억울함은 바로 연습장에서 했던 행동을 자연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연습장에서 평소에 해도 상관없었던 행동이 골프 코스에서는 하나같이 ‘하면 안 된다’는 말에 어떻게 행동해야 될 지 난감했다는 말이다.
연습장에서는 동반자가 연습할 때 뒤에 서서 봐도 아무 말 안했고 퍼터 할 때 또한 그냥 옆에 서 있어도 아무 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골프코스에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럼 연습장에서는 괜찮고 골프 코스에서는 괜찮지 않은 이유가 뭘까. 연습장과 코스에서 매너가 차이나는 이유는 골프코스에서는 단 한 번의 샷만 실행할 수 있고 미스 샷이 다음 상황으로 계속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반자가 샷을 하는 그 순간에는 최대한 집중을 할 수 있게 배려해 줘야 한다.
골프장에서의 매너란 간단히 얘기하자면 동반자가 샷 하는 순간만이 아닌 샷을 준비하는 때부터 샷을 마무리하는 동안에 나의 존재 조차도 느끼지 못할 만큼 동반자를 배려해 주는 것이다.
사실 조금 과할 정도로 매너에 민감한 스포츠가 골프라는 종목이지만 나 또한 이런 배려 속에서 매력적인 스포츠인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매너를 중요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점인 것이다.
/현주영 골프와 사람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