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불타는 승부욕’
‘2015년 LPGA 첫 대회 우승 최나연 프로. 두 번째 대회 우승자 김세영 프로. 세 번째 우승자 리디아 고. 네 번째 우승자 양희영 프로’.
요즘 매주 들려오는 기쁜 소식이 있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우승이다. 이제는 우승을 못하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미국, 일본 등 세계에서 가장 큰 투어에서 우승을 휩쓸고 있다.
사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여자프로골퍼들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가 별로 없었다. IMF시절 박세리의 우승 소식에 국민이 큰 힘을 얻었던 때가 불과 15년 전이다. 그럼 어떻게 한국 낭자들이 10여년 만에 전 세계 투어를 평정할 수 있게 된 것일까?
필자의 소견은 한국 여자 특유의 끈기와 손재주,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승부욕인 것 같다. 예로부터 한국 여자들은 손재주의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치르며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왔고, 재봉과 농작 등 작은 손기술로 나라를 일으켰다. 젓가락질을 어려서부터 해온 것도 무방하지는 않다.
그리고 끈기다. 포기를 모른다. 노력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힘든 시절을 이겨낸 부모님으로부터 철저히 교육받는다. 또한 누구한테도 뒤처지기 싫어하는 특유의 승부욕이 투철하다. 가장 일찍 연습장을 찾는 것도 한국 선수들이고, 가장 늦게 연습장을 떠나는 것도 그들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골프에서 중요한 숏게임의 작은 감각을 이끌어 주고 냉정한 프로의 세계를 강한 승부욕으로 이겨내게 한다. 10여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 낭자로 발전시킨 것이다.
제2의 박세리를 꿈꾸는 박세리 키즈를 이은 이제는 제2의 김효주를 꿈꾸는 한국 주니어 선수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님들의 열성적인 뒷바라지 밑에서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앞으로의 10년도 한국 낭자들의 우승 소식은 계속 이어질 게 자명하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녀들의 값진 땀방울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현주영 골프와 사람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