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빈 아파트만 골라 금품을 훔쳐온 절도범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성형수술에 키 높이 수술(사지연장수술)까지 했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2011년 교도소를 출소한 이모(35)씨는 “마지막으로 크게 한 탕 하겠다”고 마음먹고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동종 전과가 있던 이씨는 범행 후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턱을 깎는 등 성형과 사지연장 수술까지 받았다.

외형을 바꾼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전국 아파트를 다니며 무려 87차례에 걸쳐 5억3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고급시계를 사거나 외제 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

전국에서 같은 수법의 아파트 절도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경찰은 이 씨를 비롯 동종 전과자 10여 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CCTV영상 속 범인의 인상착의와 일치하는 용의자가 없어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그러나 경찰의 동물적 감각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씨의 하체비율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CTV를 눈여겨 보던 경찰은 이씨의 종아리 길이가 허벅지 보다 유난히 길다는 것을 알았고, 이는 사지연장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특징이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용의자 중 이씨가 최근 성형수술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30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성형수술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범죄 및 장물 처분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