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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주영 골프와 사람들 대표 |
기본적 예의·역할 서로 지켜야
“내 캐디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미겔 앙헬 히메네스(51·스페인)와 키건 브래들리(29·미국)가 얼굴을 맞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사건의 발단은 브래들리가 공을 드롭하는 도중 히메네스가 이의를 제기했고 그 상황에서 브래들리의 캐디에게 ‘닥쳐(Shut Up!)’라는 무례한 말을 했기 때문이다. 브래들리는 무려 22살 차이가 나는 히메네스에게 대들었지만 자신의 캐디를 지키기 위해 그 상황을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김효주 선수는 미국에 진출할 때 미국에서 활동하는 베테랑 캐디보다 지금까지 호흡을 맞춰오던 캐디를 선택했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로들은 캐디를 동반자 이상으로 생각하고 그들을 존중하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간혹 한국 아마추어들은 골프코스에 나가서 캐디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쉽게 막말을 하고 자기의 실수를 캐디에게 탓하는 경우도 흔하다. 어떤 경우에는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캐디가 하는 일은 플레이의 원활한 진행을 도와주며 플레이에 집중 할 수 있도록 궂은일을 도맡아 해준다. 거리를 체크해 주고 그린의 라인을 보는 것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캐디도 사람인지라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캐디의 잘못된 행동까지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캐디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골프코스에서 플레이어와 캐디는 5시간 동안 호흡을 맞춘다. 기본적인 예의와 역할을 안 지켜주는 캐디를 만나면 아무리 좋은 컨디션의 코스라 할지라도 플레이하는 내내 기분이 상하게 된다.
코스 안에서 플레이어와 캐디가 서로를 존중해주며 자기의 역할에 충실 한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며 기분이 상하는 상황은 안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샷을 결정짓는 상황에서 캐디에 너무 의지하는 것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실행해 보자.
내가 세운 계획이 성공으로 이어졌을 때 분명히 지금보다 골프가 좀 더 즐거워질 것이다.
■문의 : hyunjooyoung@hanmail.net
/현주영 골프와 사람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