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국민체육센터 건립 포기
이승훈 묘역기념관 지원도 거부
환경해양센터 완공 앞둔 옹진군
사업계획도 못세워 운영 못할판

인천지역 지자체들이 정부가 주민들을 위한 사업에 사용할 예산을 지원해 준다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남동구는 지난해 정부에서 교부할 예정이었던 ‘남동구 국민체육센터 건립지원’과 관련한 예산 2억5천만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인구 50만명이 넘어선 자치단체에 국민체육센터 추가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 33억원까지 지원하는 것인데, 남동구에 지역구를 둔 윤관석(새정치) 국회의원이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예산 교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체육센터를 건립할 부지도 없고, 국비에 매칭할 자치단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남동구는 문광부가 ‘이승훈 성현 묘역 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해 확보한 예산 4억원도 받지 않고 있다.

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천주교 인천교구는 이승훈 선생 묘와 기념관이 들어설 부지를 매입하는 등 사업진행을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지만, 구는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을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에 신청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이 바뀌고,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있다”며 “사업이 구체화 되면 국비를 요청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정부에서 국비 지원 방침을 세웠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지자체는 남동구만이 아니다.

옹진군도 다음 달 완공 예정인 대이작도 환경해양센터 운영 예산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생태계 보전지역’인 이작도에서 운영되는 환경해양센터를 관리하는 예산으로 매년 1천200만원을 옹진군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군에서 아직 사업 계획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센터가 완공되더라도 운영을 못할 처지에 놓였다.

옹진군 관계자는 “업무가 새롭게 만들어진 부서로 이관되면서 아직 주민들이 원하는 운영 방향을 취합하지 못해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회창 한국지방정부연구원장은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나 운영 예산은 지자체가 당연히 해줘야 할 사항인데 다른 의도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비판받아야 할 행동”이라며 “사업이 지연되면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