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호 기자
문화체육부(인천)
인천의 문화 소식과 이슈를 주로 다룹니다. [인천문화산책], [박경호의 인천 문화현장]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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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인천 소공연장서 데뷔 55주년 콘서트 여는 김도향
폭넓은 활동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원로 가수 김도향이 데뷔 55주년을 기념해 인천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인천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내에 있는 공공 소공연장 '문학시어터'는 오는 11일 오후 5시 김도향 콘서트 'The 55'를 개최한다. 김도향은 '벽오동' '난 바보처럼 살았군요' '언덕에 올라' 등 대표곡은 물론 3천여곡의 CM송(광고용 노래), 수많은 영화음악과 태교 음반을 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유명 호빵과 아이스크림 CM송, '사랑해요 LG' 등 여러 대기업의 사가 등이 그의 곡이다. 김도향은 라디오 DJ, 방송인 등으로 쉴 틈 없이 활동하며 세대를 막론하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가수다. 그는 1970년 '투코리안즈'로 데뷔한 이후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데뷔 55주년을 알렸다. 이번 공연은 소공연장에서 진행하는 만큼 익숙함과 편안함의 매력이 돋보일 전망이다. 김도향은 “가수로서 55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고 있는 와중 무언가 허전해 마음 중심에 점을 찍어 놓고 싶어져 작은 콘서트를 마련했다"며 “생애 음악 생활 한가운데 점을 찍는 순간을 관객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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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 서경식이 생전 함께 보고자 했던 영화들…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상영작 확정 [인천문화산책]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가 개막작을 비롯한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확정했습니다. 인천의 특성을 잘 담은 대표적 국제 규모 행사로 꼽히는 영화제죠. '디아스포라'란 말을 탄생시킨 유대인들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간 전쟁에서 벌어진 가자지구의 참상이 바로 오늘날의 세계입니다. 디아스포라영화제의 메시지도 더욱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한국 사회에 '디아스포라의 존재와 삶'을 일깨웠던 재일조선인 학자 고(故) 서경식(1951~2023) 도쿄경제대학 명예교수를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생전 서 교수는 영화제에 큰 애정을 갖고 해마다 방문했습니다. 올해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전 세계 29개국 총 75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이 가운데 34편은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작품입니다. 개막작은 이반 야그치 감독의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다'(There Was Nothing Here Before)가 선정됐습니다. 이 영화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스위스 감독이 이스라엘 정착지로 이주한 소꿉친구를 찾은 이야기입니다. 우정과 정체성에 관한 정서적 탐구를 담고 있네요. 이반 야그치 감독은 오는 17일 오후 7시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영화제 개막식을 찾아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참고로 이날 개막식 초대 가수는 장기하와 자우림의 김윤아입니다. 영화와 공연을 함께 즐기면 좋겠죠? 개막작을 포함한 '디아스포라 장편' 프로그램은 니콜 치 아멘 감독의 '구이안'(코스타리카·중국),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한국), 아바스 아미니 감독의 '끝없는 국경선'(체코·독일) 등 국내외 작품 26편을 선보입니다.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거시적·미시적 폭력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작품들로 장편 프로그램을 채웠다고 영화제 측은 설명했습니다.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프로그램은 서경식 교수와 함께합니다. 서 교수는 코로나19 펜데믹 때를 제외하곤 해마다 영화제를 찾아 도움을 줬습니다. 특히 올해 영화제에선 서 교수가 선정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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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예술회관, ‘가정의 달’ 풍성한 공연으로 초대 [인천문화산책]
인천문화예술회관이 5월에도 풍성한 공연 소식을 전합니다.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인 만큼 가족들과 함께 공연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요. ■ 브루크너의 마지막 대서사시, '교향곡 8번' 인천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브루크너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교향곡 8번'을 연주합니다. 인천시향은 공연 브랜드 '2024 뉴 골든 에이지' 첫 무대로 지난달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선보였죠. 브루크너는 '교향곡 7번'의 대성공 이후,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작곡한 '교향곡 8번'을 완성했습니다. 그가 공식적으로 완성본을 남긴 최후의 작품입니다. 1892년 한스 리히터의 지휘로 초연한 이 작품은 웅장함과 더불어 전쟁을 방물하게 하는 격렬한 투쟁 정신을 음악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브루크너가 평소 신봉하던 바그너 음악과의 차별성을 꾀한 것으로도 알려졌죠. 이번 공연은 풍성한 관현악 기법을 자랑하는 1890년 노박 에디션으로 연주합니다. 장대한 클라이막스로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 브루크너 '교향곡 8번'으로 올해 그의 탄생 200주년을 생각하며 작품 세계를 탐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람료는 1만원입니다. ■ 인천 록 부활한다 '더씬 2024' 인천문예회관이 '인천 록 음악 씬' 부활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한 프로젝트 콘서트 '더씬(THE SCENE) 2024'는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6시 인천문예회관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립니다. 1980~1990년대 인천은 전국에서 가장 열성적인 록과 헤비메탈 씬이 있었어요. 그 시절을 회고하고, 당시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밴드들과 현재 그 명맥을 잇고 있는 뮤지션이 함께 만드는 무대입니다. 과거 '동인천'과 '관교동'(남동구 구월동과 미추홀구 관교동 등지를 넓게 아우름) 지하 연습실로 몰렸던 긴 머리와 가죽 자켓으로 상징되는 록 음악의 주인공들이 부활했습니다. '블랙홀' '크래쉬' '제로지'(Zero-G), '블랙신드롬'과 함께 1980년대 인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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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어린이가 주인공” 공연·체험 인천에서 즐기자 [위크&인천]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이날 만큼은 어린이들이 세상의 주인인 5월5일 어린이날이 다가왔습니다. 아직 어디를 가야할지 결정하지 못한 부모와 어린이 독자들은 인천에 있는 문화시설을 찾으면 어떨까요.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중구 인천아트플랫폼은 야외 중앙광장과 주차장에서 어린이와 동반 가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이얍(IAP)! 함께하는 놀이터'를 4~5일에 걸쳐 개최합니다. '이얍(IAP)'은 인천아트플랫폼의 영문 약자예요. '이얍! 공연을 즐겨랏'은 야와 서커스 공연입니다. 폴을 세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광대의 움직임으로 풀어 내는 관객 참여형 서커스 '폴로세움'과 꿈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광대의 모습을 서커스로 표현한 '더 해프닝 쇼'가 각각 4일과 5일 오후에 열립니다. '이얍! 우리 동네 창작 자랑 놀잣!'은 인천에서 활동하는 분야별 예술가들과 함께 '정원 만들기' '미니 뮤지컬과 컬러링 체험' '썬캐처 만들기' '팝업카드 만들기' 등을 즐길 수 있어요. 매시간 정각 중앙광장에서 진행됩니다. 이얍(IAP)을 다르게 해석한 '신체놀이 I-A-P 코스'는 △친구나 가족과 협력해 공을 운반하는 'I(Interactive Ball) 코스 : 대굴대굴 집으로 가는 길' △손과 발을 함께 이용해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A(Active Steps) 코스 : 뚜벅 손과 발 그림 맞추기' △알파벳 조각을 활용해 단어를 완성하는 'P(Puzzle Race) 코스 : 쭈욱쭈욱 미션! 인천아트플랫폼'을 통해 신체에 집중해 보는 시간입니다. '신체놀이 I-A-P 코스' 프로그램은 야외 주차장에서 상설로 운영하는데요. 코스를 완주한 선착순 500명에게 사은품도 줍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로컬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행사가 있네요. 만약 비가 와서 야외 행사가 어려우면 실내에서 운영한다고 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인천시립박물관은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우현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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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이 세운 최초의 카페, 마담은 '독립운동가'였다… 박서련 소설 '카카듀' 지면기사
2018년 '체공녀 강주룡' 이은 역사물일제강점기 인물 이경손·현앨리스 중심식민지와 청춘 등 무겁지 않게 풀어내박 작가 "허구인 동시에 진실 가능성도" ■ 카카듀┃박서련 지음. 안온북스 펴냄. 360쪽. 1만6800원소설가 박서련이 '체공녀 강주룡'(한겨레출판·2018)에 이어 두 번째로 쓴 역사소설이다. 1928년 경성 관훈동에 조선인이 차린 첫 서양식 카페 '카카듀'의 주인 이경손(1905∼1978)과 현앨리스(현미옥·1903~1956?)의 이야기를 다뤘다.소설 속 화자 이경손은 의관 집안 출신이지만 신학, 예술 등을 공부하고 영화감독과 배우로 활동하며 '보헤미안'을 꿈꾼 식민지 조선의 청년이다. 사촌누나의 딸이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오촌 조카 앨리스가 찾아와 당시 '끽다점'이라 불린 카페 창업과 동업을 제안한다. 이경손이 성인이 돼 다시 마주쳤을 때 "신파, 신파다. 새 시대의 얼굴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신여성이 바로 앨리스였다.3·1운동이 일어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예술인들이 끽다점이자 문화예술 공간인 카카듀로 모인다. 그중엔 보헤미안도 있고, 코뮤니스트(사회주의자)도 있다. 나운규, 김명순, 이음전(이애리수) 등 당대의 예술인은 물론 심훈, 박헌영 등 역사적 인물이 소설 속을 거닌다. 경성과 부산을 오가는 영화계 풍경도 흥미롭게 쓰였다.박서련은 카카듀를 운영하던 시절 이경손과 앨리스의 흐릿한 행적에서 그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을 읽어 냈다. 카카듀에서 열린 성탄 파티에 참석한 예술가들이 왁자지껄하게 '아리랑'을 부르다 바깥에서 일본 경찰이 들으면 어쩌나 걱정하다가도, 술과 흥에 취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식민지와 청춘'을 무겁지 않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풀었다."옛말에 초상난 절에 중은 많다고 하였던가.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후일 이 망국의 수도에 이렇게도 많은 예술가가 날 줄 미리 내다보았을까. (중략) 때로 내게는 경성 전체가, 나아가 조선 전체가 거짓의 전당처럼 느껴졌다." (102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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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록볼록한 판화의 세계…김범준·윤종필 판화 2인전 ‘凹凸’ 개최 [인천문화산책]
올록볼록 판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최근 인천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줄곧 판화 작업을 해 온 김범준 작가와 윤종필 작가의 2인전 '凹凸(요철)'이 이달 24일까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갤러리에서 개최됩니다. 전시명 '凹凸(요철)'은 오목함과 볼록함을 뜻하는 한자어로, 단번에 판화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직관적인 형태의 한자죠. 김범준은 동판화와 검프린트(Gum bichromate print) 작업에 집중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대표적 오목 판화인 동판화 중에서도 날카로운 도구로 동판에 직접 흠집을 내거나 깎아서 이미지를 만드는 드라이포인트 계열의 '메조틴트'(mezzotint) 기법을 전문적으로 활용합니다. 메조틴트는 다른 판화 기법과는 달리 부드러운 그라데이션 명암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러나 손이 많이 가고 작업 시간도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려서 판화 전공자들도 쉽게 시도하진 않습니다. 그만큼 손으로 그린 회화 못지 않게 세밀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김범준 작가는 메조틴트에 시간과 공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검프린트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검프린트는 판화와 사진의 중간 단계인데요. 19세기 사진술 초창기 발명된 고무 인화법을 활용합니다. 안개가 낀 듯하면서도 메조틴트보다 밝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요. 김범준 작가는 검프린트 작업을 통해 사회적인 '나'와 개인적인 '나'에 대한 고찰을 한다고 하네요. 작가는 “애써 적응하기 위해 가면을 쓰지 않은 '나' 혹은 '당신'을 통해 우리의 본래 모습은 아마도 안개 낀 풍경 속에 홀로 있는 '저 사물들'과 같다"고 합니다. 윤종필은 '꾸물꾸물문화학교'라는 프로젝트로 15년 넘게 인천에서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판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죠. 윤종필 작가의 '커뮤니티 판화'는 예술가와 시민·비예술가가 함께 지역 역사 등 리서치, 작품 구상, 판각과 프린트까지 참여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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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한국 창작 동요 100주년' 특별전 지면기사
오월은 푸르구나~ 동요세상 여행가자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개최… 자료 34점·24개국 105곡쪽배에 앉아 '반달' 감상… 12개국 언어로 듣는 '아기상어'7월28일까지 다양한 콘텐츠·미디어아트·지휘자 체험 마련"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서정적 가사로 시작하는 동요 '반달' 그리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로 시작하는 '설날'은 1924년 작곡가 윤극영(1903~1988)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다.올해 한국 창작 동요 100년을 기념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기획특별전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어린이 마음의 빛깔을 노래하다'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선 동요 역사 등과 관련된 자료 34점과 24개국 동요 105곡을 만날 수 있다.지난달 29일 오후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전시장 바닥과 벽면을 스크린으로 삼아 파도치는 밤바다와 반달 이미지를 구현하고, 하얀색 쪽배 모형을 올려놓은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 쪽배에 앉자 수화기 모양 스피커로 동요 '반달'을 들을 수도 있게 꾸몄다.나라를 잃은 시대 첫 창작 동요 '반달'이 탄생했다. 윤극영이 큰누나를 잃은 슬픔을 정처 없이 떠도는 쪽배에 반달을 빗대어 표현한 이 노래는 식민지의 아픔을 달래기도 했다. 윤극영은 일본 노래와 우리말 가사를 붙인 찬송가가 대부분이던 이 시대에 창작 동요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그가 1926년 펴낸 우리나라 첫 창작동요곡집 '반달' 초판본도 전시돼 있는데, '설날' '반달' '두루미' '고드름' 등 지금도 널리 불리는 동요들이 수록됐다. 전시명처럼 '파랗고 하얀 어린이의 마음'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보다 더 강하게 세대를 아우르고 공감하게 하는 매체가 또 있을까.1945년 8·15 광복과 함께 아동문학가 윤석중이 노랫말을 짓고 박태준이 곡을 붙인 '새나라의 어린이'가 그해 12월 '어린이신문' 창간호를 통해 발표됐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로 시작하는 이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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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푸른 하늘 은하수~”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창작 동요 100주년’ 특별전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서정적 가사로 시작하는 동요 '반달' 그리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로 시작하는 '설날'은 1924년 작곡가 윤극영(1903~1988)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다. 올해 한국 창작 동요 100년을 기념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기획특별전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어린이 마음의 빛깔을 노래하다'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선 동요 역사 등과 관련된 자료 34점과 24개국 동요 105곡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전시장 바닥과 벽면을 스크린으로 삼아 파도치는 밤바다와 반달 이미지를 구현하고, 하얀색 쪽배 모형을 올려놓은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 쪽배에 앉자 수화기 모양 스피커로 동요 '반달'을 들을 수도 있게 꾸몄다. 나라를 잃은 시대 첫 창작 동요 '반달'이 탄생했다. 윤극영이 큰누나를 잃은 슬픔을 정처 없이 떠도는 쪽배에 반달을 빗대어 표현한 이 노래는 식민지의 아픔을 달래기도 했다. 윤극영은 일본 노래와 우리말 가사를 붙인 찬송가가 대부분이던 이 시대에 창작 동요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가 1926년 펴낸 우리나라 첫 창작동요곡집 '반달' 초판본도 전시돼 있는데, '설날' '반달' '두루미' '고드름' 등 지금도 널리 불리는 동요들이 수록됐다. 전시명처럼 '파랗고 하얀 어린이의 마음'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보다 더 강하게 세대를 아우르고 공감하게 하는 매체가 또 있을까. 1945년 8·15 광복과 함께 아동문학가 윤석중이 노랫말을 짓고 박태준이 곡을 붙인 '새나라의 어린이'가 그해 12월 '어린이신문' 창간호를 통해 발표됐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로 시작하는 이 동요 또한 새로운 시대상을 담고 있다. 전시장에선 '어린이신문' 창간호 1면에 실린 '새나라의 어린이' 악보와 그림을 볼 수 있다. 1983년 시작된 'MBC 창작동요제'로 전성기를 맞은 동요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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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 시인 '제10회 박영근 작품상' 수상자 선정 지면기사
박한(39·사진) 시인이 '제10회 박영근 작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박영근시인기념사업회는 제10회 박영근 작품상 수상작으로 박한 시인의 '뒤집힌 꽃잎-바다의 노래'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수상작은 박한 시인의 첫 시집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삶창·2023)에 실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을 화자로 삼은 작품이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4시 인천 부평구 신트리공원 내에 있는 박영근 시비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 본심 심사위원은 이설야 시인, 오창은 문학평론가, 박일환 시인이 맡았다. 박한 시인은 "박영근 시인의 정신이 제 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사양지심이 동시에 떠올랐다"며 "이 상을 등불 삼아 앞으로 이어질 문필의 고적함 속에 길을 잃지 않도록 더욱 분투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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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인양할 수 없는 슬픔을 헤아린 詩 ‘뒤집힌 꽃잎’ 제10회 박영근 작품상 수상작 선정 [인천문화산책]
<뒤집힌 꽃잎 - 바다의 노래> 박한 作 별이 떠 있나요 기다리는 곳에 밤새 이슬들이 무겁진 않나요 난 떠나온 곳에 바람만 외웠어요 파도를 아무리 뒤적여봐도 소용없어요 . 여긴 들어오지 마세요 어둠과 날숨들이 엉킨 이곳은 뒤집힌 꽃잎 . 종이 치질 않네요 아직 밤인가요 늦지 않았다면 이제 사과할게요 별을 바라보며 사랑을 꿈꿨고 누군가 그리울 땐 꽃을 꺾었죠 .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나는 분명 봄이었는데 겨울나무들처럼 온몸을 잃어버린 뒤집힌 꽃잎 . 난 이제 알았어요 별이 이토록 어둡다는 것을 그리고 내 영혼이 이렇게 무겁다는 것을 . 어머니, 울지 말아요 난 이제 그만 어두워질게요 다만 내 이름은 꽃잎이라 기억해줘요 깊은 바닷속, 종소리 들리지 않겠지만 이 수업도 어쨌든 끝이 나겠죠 담담한 어조의 이 시를 읽고 무엇이 떠오르나요? 꼭 2주 전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였습니다. 박한 시인의 시 '뒤집힌 꽃잎 - 바다의 노래'가 제10회 박영근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30일 박영근시인기념사업회가 발표했습니다. 박영근 작품상은 박영근(1958~2006) 시인 기념사업의 하나로, 올곧은 정신으로 치열하게 시를 쓰고 있는 시인들을 지원하고 격려하고자 2014년 제정됐습니다. 전년도에 발표된 작품 중 박영근 시인의 시 정신을 잇는 빼어난 작품 1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어요. 박영근 시인을 잘 모르는 분이라도 그의 시 '솔아 푸른 솔아 -백제6'는 알겁니다. 가수 안치환이 이 시를 개작해 부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도 유명하죠. 박영근 작품상의 열 번째 수상작 '뒤집힌 꽃잎 - 바다의 노래'는 박한 시인의 첫 시집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삶창·2023)에 수록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을 화자로 삼은 시네요. 올해 박영근 작품상 본심 심사위원은 이설야 시인, 오창은 문학평론가, 박일환 시인이 맡았습니다. 예심에서 본심으로 올라온 작품은 30편가량이었다고 합니다. 박영근 시인이 가난과 외로움, 절망에 맞서가며 남긴 고투의 흔적들인 시편과 그 바탕이 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