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한 아마추어가 한 질문이다. ‘시드전’이라는 단어는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 한 부분에 찬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다. 시즌이 끝날 때면 대중과 미디어의 모든 관심은 상위 순위에 집중된다. 이 맘 때면 ‘상금 순위 1위’, ‘다승왕’ 등 수많은 기록들이 쏟아진다.
전인지 프로와 김효주 프로의 신기록과 상금은 대중의 호기심과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 해 가장 주목받을 선수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대중은 환호로 보답해준다.
하지만 진짜 전쟁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래쪽에서 이뤄진다. 이 전쟁은 생존의 전쟁이다. 올 시즌은 물론 다음 시즌에 참가할 수 있을지. 전쟁을 준비하는 전쟁, 바로 시드전이다. 시드전은 다음 해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자격시험이다.
한 시즌이 끝나면 잔인할 정도로 냉정한 상금 순위가 매겨진다. 남녀 모두 상금 순위 60위안에 들지 못하면 투어카드를 잃게 된다. 즉,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선수가 시합에 출전할 수 없다면 1년 동안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도, 느낄 수도 없다. 그렇기에 매 해 겨울 총성 없는 치열한 생존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군산과 무안에선 다음 시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결정되는 시드전이 벌어졌다. 투어카드를 잃은 선수들과 새로운 투어카드를 획득해 대중의 관심을 받길 원하는 선수들이 경합했다.
궂은 날씨에 많은 선수들이 꿈을 펼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그 결과 KPGA 60명, KLPGA 50명이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아냈다.
이들은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만들어 냈고 다음 시즌을 기대하며 추운 겨울 혹독한 훈련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투어 카드를 유지한 선수들 역시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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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영 골프와 사람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