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통해 '인천 스토리텔링'
근현대 풍경 등 희귀자료 많아
스스로 공부 다양한 애정 표출


인천을 이야기하는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들의 '인천 가치 찾기'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14년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이후 인천시가 '인천 가치 재창조'를 주요 시정방향으로 설정한 가운데 길게는 10여 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인천을 공부하고 알리는 데 앞장선 블로거(blogger·블로그 운영자)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인일보가 인천 관련 블로그들을 찾아 분석하고 그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를 만나 봤다. 안경원 사장, 치과의사, 연구자 등 직업도 가지가지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블로그를 통해 표출하는 인천 애정도 각양각색이다.

이들의 블로그에 들어가면 인천의 역사, 숨은 명소, 건축물, 인천을 다룬 서적 등을 두루 접할 수 있다. 국내외 학자들이 문의할 정도로 희귀한 자료나 글도 있다.

인천 남구 용현동의 김식만 치과의원 김식만(66) 원장이 2010년 네이버에 개설한 '인천의 어제와 오늘' 블로그에서는 근현대시기 인천 옛 풍경들이 펼쳐진다. 김식만 원장이 국내외에 걸쳐 수집한 사진들이다.

최근에는 1954년 인하대학교 개교식장을 찾은 이승만 대통령, 1968년 경인고속도로 개통식 때 박정희 대통령 등 1950~60년대 대통령의 인천방문 사진을 차례로 올렸다. 군부대가 들어서기 전인 1950년대 문학산 정상모습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인천 사진이 대부분이다.

네이버 블로그 '디비딥의 인천스케치'는 주로 현재의 인천 풍경에 초점을 맞춰 800곳(옛 사진 포함)이 넘는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안경원 주인 장윤석(46)씨는 "사진이 취미인데, 안경원을 하느라 특별히 쉬는 날이 없어 가까운 곳을 찾아 다니게 되었고, 결국 내가 사는 도시를 찍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인천에 대한 블로그가 됐다"며 "인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하고 싶어 인천역사 등 공부도 틈틈이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연구자의 블로그도 눈에 띈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도시인문학센터장이 지난해 말 개설한 네이버 블로그 '인문도시의 꿈'에는 개항기 인천의 대부호 서상집(徐相潗·1854~1912)과 그의 가족사, 청학동 외국인 묘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개항기 인천관련 다양한 사진 자료도 있다. 서상집 가족사와 관련해서는 멀리 일본의 블로거들까지 깊은 관심을 보일 정도로 국제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근대건축 전문가인 손장원 재능대 교수의 네이버 블로그 '인천 도시와 건축'에서는 건축이라는 주제로 인천을 바라볼 수 있다. 고등학교 교사 이성진씨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인천 근현대 역사를 찾아서'는 인천 기독교 역사와 동구 배다리 일대 역사 등 운영자가 직접 연구한 역사자료가 많다.

닉네임 '쌍둥아빠'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쌍둥아빠의 인천사랑'에는 인천관련 서적들이 소개돼 있고, 다음 블로그 '형과니의삶'은 인천역사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자랑한다. 강화도에 서식하는 새와 야생화 등 강화도의 자연을 담은 블로그도 있다.

김창수 인발연 도시인문학센터장은 "각각의 블로그들이 곧 인천이라는 도시를 스토리텔링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블로그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보완하면서 '인천의 가치'를 스스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