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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은 자료들 시민·학생과 나눠
'지역 연구 대중성 획득' 장점
블로거-방문자 다양한 소통


인천을 다루는 블로그 운영자들은 저마다 발품을 팔아가며 찾아낸 인천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블로거(블로그 운영자) 개인의 일상과 경험을 녹여 재가공한 이야기들은 인천이라는 도시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시 보게 한다.

인천 블로거 대부분의 관심사는 인천 근현대 역사다. 네이버 블로그 '인천의 어제와 오늘'을 운영하는 김식만 치과의원 김식만(66) 원장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10여 년 동안 인천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 5만여 장을 수집했다.

인천 남구 용현동 치과의원 인근에 주인선(인천항에서 주안역을 연결한 철도)이 2005년 폐선돼 주인공원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서 옛 추억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구 송림동에서 나고 자란 김식만 원장은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면서 그의 어린시절 기억을 곁들인다.

그가 태어나기 이전 사진들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1933년 발행된 '인천부사(仁川府史)' 등 인천관련 서적을 파헤쳤다. 김식만 원장은 "청소년과 20~30대 젊은 세대들이 많이 블로그를 방문하길 바란다"며 "인천의 역사를 알아야 인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블로그 '인천 근현대 역사를 찾아서'를 운영하는 고등학교 교사 이성진씨는 "인천 향토사학계에서는 자료를 좀처럼 공유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내가 모은 인천역사 관련 자료를 최대한 공유해 학생이나 시민들이 인천의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책이나 논문 등을 통한 소통에 한계를 느낀 연구자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도시인문학센터장은 "인천에 대한 연구가 책을 통해 유통되는 과정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방문자들이 어떠한 글을 주로 읽고 관심을 보이는지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인천 연구가 대중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블로그 운영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인천 블로그 안에서는 블로거끼리, 블로거와 방문자간 글에 대한 각자의 기억과 의견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소통이 일어나고 있다.

인천의 한 블로거는 "예를 들어, 1950년대 말까지 남아있던 인천세관 관사의 사진을 올려 인천세관 관사가 언제 사라졌는지 궁금증을 나타내면 우리나라 세관 역사에 관심이 많은 방문자가 댓글을 달아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블로거들은 블로그를 통해 인천 이야기를 하는 게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천에 대한 관심에 조금만 노력을 보태면 누구나 '인천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더 많은 시민이 더 다양한 주제의 인천 블로그를 운영하길 권장했다.

김창수 인발연 도시인문학센터장은 "공무원·전문가 등 정책을 만드는 이해당사자들이 이야기하는 인천보다 평범한 시민들이 이야기하는 인천의 도시가 훨씬 입체적일 수 있다"며 "인천 블로거들이 늘어나고 하나의 '블로그망'을 형성하면 '인천 가치 찾기'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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