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귀족들 사치·맛 추구
백성들 생존위한 기본수단
볶기·튀기기 등 조리법 다양
대표 4대요리 하천중심 형성
다 먹는것보다 남기는게 예의
경인일보,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계양도서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중국 인문학 강좌 '중국인, 이렇게 산다: 일상과 문화'의 다섯 번째 강좌가 23일 오후 7시 인천 계양구 계양도서관 지하 계수나무홀에서 열렸다. 문준혜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강사가 '중국의 음식문화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중국 음식문화는 오랜 역사와 광활한 영토가 주는 이점 덕분에 다채롭고 풍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황제와 귀족계층의 사치와 맛에 대한 추구, 생존을 위한 일반 백성들의 음식 발굴, 먹는 것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적 인생관 등도 중국의 음식문화를 다채롭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중국에서 아주 일찍부터 식(食)을 최우선의 통치 임무로 여긴 정치 철학과 사상도 중국 음식문화 발달에 기여했다. 중국인들에게 음식은 생존을 위한 기본적 수단이자 혼인, 회의, 접대 등 모든 회합과 교류 활동에 필수 불가결한 매개물로서 사교, 정치, 경제활동의 일환이다.
중국 음식문화의 특징으로는 우선 재료의 풍요로움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인들은 산속 짐승, 구름 속 제비, 육지의 소와 양, 바닷속 생선, 원숭이 머리, 제비집, 상어 지느러미, 곰 발바닥 등 온갖 진귀한 재료를 사용해 다채롭고 호화로운 음식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는 특별한 날을 위한 특별한 재료이고, 보통 중국의 식탁에서는 평범한 야채와 육류를 적절히 사용해 특색있는 요리를 만든다. 특히 중국인들은 '돼지고기'에 대한 편애가 심하다. 중국 요리 '동파육'처럼 '육(肉)'이란 글자가 붙은 음식이라면 돼지고기를 이용한 요리다.
중국음식은 다양한 조리법을 가지고 있다. '볶기', '튀기기', '굽기', '데치기', '삶기', '찌기', '지지기' 등 기본 방법에 녹말물을 사용하는 '류', 튀긴 뒤 다시 볶는 '팽', 재료를 익힌 후 물·탕·조미료를 넣고 약한 불로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익히는 '민' 등이 있다.
재료를 살짝 볶은 후 다시 약한 불로 익히고 국물을 넣고 흔든 다음 기름을 부어 센 불로 익히는 '배', 재료에 국물과 양념을 넣고 강한 불로 익힌 후 약한 불로 장시간 삶는 '돈'도 대표적인 조리법이다.
중국 음식 문화권은 하천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황하(黃河) 유역의 산둥(山東)요리, 장강(長江) 상류 유역의 쓰촨(四川)요리, 장강 하류 유역의 장쑤(江蘇)요리, 주강(珠江) 유역의 광둥(廣東)요리는 중국을 대표하는 4대 요리이다.
중국음식은 보통 둥근 원형 식탁에 둘러앉아 여러 요리를 시켜 함께 나눠 먹는다. 따로 상석(上席)이 없을 것 같지만, 출입문 맞은편에 있는 자리가 상석이다.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남김없이 다 먹는 것이 미덕이지만, 중국은 남기지 않으면 음식이 모자랐다고 생각하므로 조금 남기는 것이 예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