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혀에 백태 생기고 입냄새 심해져
수분 섭취·구강 위생 신경써야
만성 침샘염증 적절한 약물치료
눈까지 뻑뻑하면 쉐그렌병 의심
당뇨나 콩팥질환이 원인 될수도
잘 때 입이 말라서 자주 깬다거나, 목이 타는 듯이 마르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모두 목이 건조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중장년 여성에서 많고 노인층에서 자주 호소하는 증상이다.
침은 침샘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인데, 침이 잘 분비되지 않으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구강에는 여러 개의 침샘이 연결돼 있고 기분이 좋을 때 침이 주로 분비된다.
맛있는 음식을 보거나 상상할 때, 기분 좋은 그림이나 경치를 구경할 때도 침이 고인다. 침샘은 부교감 신경이라는 기분 좋은 신경이 작용할 때 활발히 침을 분비한다. 하지만 침샘이 침을 만들 수 없거나 평소 기분 좋은 일이 별로 없고 지치거나 피곤하면 침샘에서 침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입이 마르면 혀나 목이 타는 듯이 아프고 혀에 백태가 생기며, 입 냄새도 심해진다. 침의 성분이 구강 세균을 줄여 주는데 침이 마르면 구강 세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입이 마르면 세균으로 인해 침샘염이나 치주염 같이 구강 위생도 나빠진다.
볼거리로 인해 침샘에서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암 치료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급성이든 만성이든 침샘에 염증이 발생하면 침을 만드는 기능이 떨어져 입마름이 생긴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는 "탈수가 잦은 열성 질환이나 당뇨, 콩팥 질환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있어도 입이 마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건강 검진과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입이 마르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눈까지 뻑뻑하면 쉐그렌 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 병은 침샘과 눈물샘에 같이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류마티스와 마찬가지로 자가 염증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입안이 건조해서 수분이 없는 음식을 먹을 때 아주 고통스럽고 심한 경우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공눈물 없이는 눈을 제대로 깜박거리지 못할 정도다. 혈청검사와 침샘조직검사를 통해 이 병이 확진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침샘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입마름 증상을 완화 시키려면 우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고 구강 위생을 잘 유지해야 한다. 너무 달거나 짠 음식을 먹으면 안 되고 휴식이나 적절한 운동을 하면 입마름 해소에 도움이 된다.
만성 침샘염이 의심되면 무설탕 껌을 씹거나 침샘 마사지를 해 침샘의 분비 기능을 올려 준다. 적절한 약물 치료도 도움이 된다. 자다가 목이 마른 경우라면 코골이를 의심해야 한다. 코골이는 구강을 건조 시키고 무호흡증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적당한 휴식과 운동을 하면 입마름 증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며 "상태가 심각하다고 느끼면 병원에 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