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전철 파산 신청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 경전철이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개통 4년 반 만에 2천억원대의 적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11일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 의정부 경전철은 애초 하루 7만9천49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통 초기 1만5천명 수준에 불과했고 이후 수도권 환승할인과 경로 무임승차를 시행했는데도 3만5천명에 그치며 저조한 이용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어 텅 비어있는 의정부 경전철 내부 모습.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의정부경전철이 경영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파산을 결정했다. 11일 의정부경전철(주)에 따르면 GS건설과 고려개발·이수건설 대표자 등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파산신청을 의결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파산을 신청했다.

재적 이사 5명은 금융권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지난 2일 사업중도해지를 공식 통보한 이후 파산신청을 합의했던 상태로 이날 이사회는 파산신청을 공식화하기 위한 절차에 그쳤다.

이에 따라 법원은 1~2개월 사이에 파산선고를 하게 되면 파산관재인을 의정부경전철(주)에 파견해 파산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재정적 부분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파산관재인의 실사 기간은 한 달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이 확정될 경우 의정부시에 실시협약 해지통보를 하고 통보절차가 진행된 다음날부터 경전철의 관리·운영권이 의정부시로 귀속된다.

의정부시는 실시협약해제까지 2~3개월 여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금융권으로 구성된 대주단에서 사업중도해지권을 가진 만큼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년이 넘도록 대주단을 설득했지만 끝내 중도해지권이 발동돼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정부시는 경전철 파산에 대한 의정부경전철(주)와 사업재구조화를 위한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는 경전철 운행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정부경전철(주)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최재훈·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