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덕천동 미꾸리 1

동태탕·조기매운탕·낙지전골
생선요리 전문 '숨겨진 맛집'
고구마순 넣은 갈치조림 추천
뚝배기 넘치는 추어탕 '간판값'

주택가 골목을 돌아 비탈길을 내려가면 상가 반지하층에 위치한 숨겨진 음식점. 간판도 눈에 띄지 않는 거리 한 켠에 남도식 생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이 있다.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의 '미꾸리'는 동태탕, 생대구탕, 생조기매운탕부터 낙지전골과 볶음, 남도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홍어삼합까지 두루 갖춘 음식점이다.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추어탕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지만, 이곳을 찾은 손님 대부분은 생선을 주 재료로 한 탕류 음식을 주문한다.

숙취에 고생하는 날이면 점심 때마다 생각나는 메뉴가 이 집의 동태탕이다. 탕 위에 한껏 얹어진 미나리와 동태탕 국물 몇 숟가락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나면 체내에 남아있는 알코올이 모두 씻겨내려가는 듯한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주요 메뉴보다 더 만족감을 주는 건 밑반찬이다. 간재미 식해에 갈치새끼인 풀치 양념 무침, 씁쓸한 감칠맛이 도는 전라도식 김치까지. 남도 음식점다운 이 집의 밑반찬들은 7천원(동태탕 1인 기준)짜리 한 상차림에 넘칠 정도로 호사스럽다.

주인 김오녀씨는 2003년 전라도에서 용인으로 이사오며 식당을 열었다. 처음 식당을 찾은 사람들이 김 씨에게 무엇을 시켜야 하는지 물어보면 "먹고 싶은 걸 먹으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첫 방문이라면 목포산 갈치로 만든 갈치조림을 추천한다. 고구마 순과 감자가 들어간 이 집 갈치조림은 짜거나 맵지 않고, 순한 조림 양념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다.

추어탕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뚝배기 한 가득 나오는 추어탕 속 곱게 간 미꾸라지는 구수하면서 깊은 맛이 일미다. 미꾸라지를 뼈까지 통째로 먹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통추어탕이 알맞다.

찾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를 찾아오면 길 건너편에 '미꾸리'라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풍덕초등학교나 수지초등학교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풍덕천사거리에서 수원방향으로 500m정도 진행한 뒤 동보4차아파트 골목으로 우회전 하면 된다.

동태탕 7천원, 생대구탕 9천원, 참조기매운탕 9천원, 추어탕 8천원, 통추어탕 1만2천원, 대구전골 3만5천원, 동태전골 2만원, 갈치조림 1만5천원, 연포탕 4만5천원.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293-3. 문의:(031)276-5722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